정치
[레이더P] 대선 앞둔 이낙연…`말과 글` 이제이 작가에게 다시 맡겼다
입력 2020-05-04 15:09  | 수정 2020-05-11 16:07

유력한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이낙연 전 총리가 사실상 '대권 베이스 캠프'로 기능할 21대 국회의원실 참모진을 속속들이 채워넣고 있다. 특히 말과 글에 엄격하기로 정평이 난 그가 21대 국회 입성을 앞두고 발탁한 메세지 담당 '글쟁이'를 두고 관심이 쏠렸다.
4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제이 전 국무총리실 연설비서관이 이 전 총리의 국회의원실 4급 보좌관으로 다시 중용된다. 그는 오직 이낙연의 '메세지'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 전 비서관은 성공회대 외래교수이자 방송작가 출신으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실에서 소통메세지 팀장을 2년 7개월 간 맡았다. 총리 재임 기간 내내 단 한번도 교체되지 않고 신임을 받았단 얘기다. 국무총리실 전 관계자는 "끝까지 함께 한 초창기 멤버고, 이낙연 총리와 워낙 손발이 잘 맞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전 비서관은 최근 '어록으로 본 이낙연'이란 책을 집필하며 "연설 팀은 그를 '교장 선생님'이라 불렀다"며 "이낙연 표의 황홀한 글 감옥은 어찌 이리 질길까나"라고 적기도 했다. 사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전 총리는 '말과 글'에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대개의 국회의원이 연설문 초안 작성을 비서·비서관급에게 맡기는 것과 달리, 이 전 총리는 지난 의원시절 지역 행사 축사조차 보좌관에게 전담시켰을 정도다. 의원실 보좌진을 채용할 때 '논술 시험'을 치르게했다는 일화도 있다.
의원실 사무 전반을 총괄할 수석보좌관으론 노창훈 전 국무총리실 정무지원과장이 발탁됐다. 노 전 과장은 오랜 시간 이 전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이번 4·15 총선에선 이낙연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을 맡기도 했다.

이로써 이 전 총리의 대선 행보를 끝까지 함께 할 참모진은 이미 능력치가 검증된 '그때 그 사람들'로 꾸려진 셈이다. 총리실 민정실장을 역임한 남평오 중앙선대위원장 비서실장과 양재원 전 총리실 정책민원팀장도 최근 재편된 당내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이낙연 위원장)에서 이 전 총리를 계속 도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종의 '루키'처럼 전략적으로 영입하는 5급 비서관 자리는 여전히 공개 채용 중이다. 국회의원은 1인당 총 9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는데,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8· 9급 상당 비서로 구성한다. 앞서 이 전 총리가 5급 비서관 자격으로 '국회 무경력자로 경제·국제관계 전문가'를 내걸며 '대선 준비설'이 파다해지기도 했다. 해당 직책은 주로 이 전 총리의 경제 현안 관련 의정을 보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력 경제학자나 재계 인사들과의 네트워크 형성, 공부모임 주선 등이다.
이 전 총리는 국무총리 시절에도 '공부모임'을 꾸려 주요 사회 현안들을 대응해나간 바 있다. 격주 토요일마다 총리실 공관으로 학계·연구소장·재계 인사 등을 두루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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