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北 GP 총격 모른 체 하는 韓美…한 목소리로 "우발적 사고"
입력 2020-05-04 11:37  | 수정 2020-05-11 11:37

지난 3일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최전방 감시소초(GP)에 북측으로부터 총격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한미 양국이 일제히 '우발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북한 측 해명이나 반응이 나오진 않았지만, 의도성 없는 사고로 규정하고 넘어간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간의 잠행을 깨고 다시 등장한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묵인 내지 침묵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 GP에서 남북 간 총격이 오간 것을 두고 "우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우리 국방부와 합참에서 우발적 사고에 무게를 실은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반응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까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양측 모두에 아무런 인명 손실이 없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은 김 위원장의 등장에 대한 환영 메시지에 더 우선 순위를 두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트위터로" 그(김 위원장)가 돌아온 것, 그리고 건강한 것을 보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친서를 보내 북한에 코로나19 관련 방역협력을 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등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 간에 이뤄진 총격 사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표명하긴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되려 총격 다음날 한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4일 "남조선 당국은 북침전쟁 준비를 위한 무력증강과 군사적 대결 책동에 광분하고 있다"며 미국으로부터 F-35A 스텔스전투기와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등을 도입한 것을 지적했다. 반면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해명을 요구한 우리 군의 전통문에는 응답이 없었다. 군은 북측에 추가 문제제기를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북한군 총격이 가해진 DMZ내 한국군 감시초소(GP)에 4일 특별조사팀을 파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황과 한국군의 대응 사격 현황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 정전협정 위반 여부 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오전 7시 41분께 북측 강원도 DMZ로부터 발사된 총탄 4발이 우리 군 GP 외벽에 날아와 맞았다. 주변을 확인한 결과 4발의 탄흔과 탄두 등이 발견됐다. 이에 우리 군은 10여발씩 2회에 걸쳐 경고사격을 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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