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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미중의 코로나19 책임공방 우려에 장 초반 1900선 내줘
입력 2020-05-04 09:19  | 수정 2020-05-11 09:37

코스피가 미국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무역전쟁이 재차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 연휴를 마친 직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오전 9시 8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48.37포인트(2.48%) 내린 1899.19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1906.42로 개장된 직후 회복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내 힘이 빠지며 1900선을 내줬다.
한국의 연휴 기간 동안이었던 지난달 29일(이하 미국시간)부터 이달 1일까지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지수가 377.86포인트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첫날(미국시간 29일)은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허가 추진 소식에 상승했지만, 이후 이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과 미국·중국의 바이러스 확산 책임 공방으로 하락했다.

특히 지난 1일 다우지수 기준으로 전일 대비 2.55% 급락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연구실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는 발언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책임 공방으로 미국과 중국이 다시 '무역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하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준 것이다.
아마존과 애플 등의 실적 발표가 실망스러웠던 점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아마존은 1분기 매출은 양호했지만, 순익이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다. 아마존은 또 2분기에는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코로나19 여파로 직원 급여 인상과 각종 보호조치 강화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2분기에 대한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제시하지 못했다. 애플이 가이던스를 내놓지 못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6주간 미국의 실업 보험 청구자 수가 3천만 명 이상 폭증하는 등 극심한 경기 침체에 대한 부담도 지속하는 중이다. 지난 1일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의 4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전월 49.1에서 41.5로 하락했다.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 식품의약처(FDA)는 지난 1일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사용 승인을 내줬다. 다만 렘데시비르 호재는 지난달 29일에 이미 반영됐던 터라 1일 증시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는 돌발 발언을 한 영향으로 주가가 10.3% 폭락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예상대로 금리가 제로 수준에서 동결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에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며 탄탄한 회복을 위해 절대 한계까지 추가 정책을 펼칠 수 있다며 "연준은 강력하고 공격적이며 선제적으로 모든 도구를 사용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4일(이하 한국시간) 코스피에서 주요 업종은 모두 하락세다. 특히 증권, 보험, 금융업, 은행, 철강·금속, 유통업, 화학 등이 3% 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 주체 별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270억원어치와 606억원어치의 주식을 파는 가운데 개인은 1881억원어치 주식을 사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1072억원 매도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모조리 내림세다. LG화학과 삼성물산이 4%대의, 삼성SDI, POSCO, 현대차는 3%대의 낙폭을 각각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에서 140개 종목이 오르고 있고, 704개 종목이 내리는 중이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7.47포인트(1.16%) 내린 637.71에 거래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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