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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냥의 시간` 박해수 "고통스러웠지만 행복했어요"
입력 2020-05-04 08:01 
박해수가 '사냥의 시간'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제공|넷플릭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박해수(39)가 ‘사냥의 시간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낯선 얼굴을 보여주며 강렬한 변신을 알린 것.
박해수는 지난달 23일 우여곡절 끝에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에서 베일에 싸인 추격자 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물.
영화 ‘파수꾼의 윤상현 감독에게 박해수가 ‘사냥의 시간 대본을 받은 건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을 하기 전이었다. 그는 윤상현 감독의 믿음과 한 캐릭터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
박해수는 연극을 하고 있을 때, 윤성현 감독님이 공연장에 왔고, 대본을 받았다. ‘파수꾼은 너무 좋은 작품이다. 청춘들의 강렬한 에너지에 충격을 받아서 감독님을 꼭 뵙고 싶었다”며 ‘사냥의 시간은 ‘파수꾼과는 전혀 다른 색과 느낌이라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여러 가지 감정 상태로 변해가는 모습이 처연하고 안쓰러우면서 죄책감도 들고,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달려가는 직선적 구조도 매력적이었다. 한이라는 캐릭터가 이유가 동기 없이 존재하는 것도 궁금했고, 어떤 그림으로 표현될지 기대감이 컸다”고 설명했다.
박해수가 `사냥의 시간`에서 총기 액션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제공|넷플릭스

‘사냥의 시간은 공개 후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 긴장감 넘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등과 달리 다소 빈약한 서사에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 것.
박해수는 현실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시작된 세계 속 청년들의 이야기에 강렬한 서스펜스가 매력적인 작품”이라며 어떤 영화든 모든 관객을 100% 공감시킬 수 없다. 이야기가 내러티브가 강하지 않고 서스펜스로 달려가는 부분이, 관객들에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에 있어 공감이 힘들 수 있다. 다행히 넷플릭스로 보면 N차 관람이 가능하다. N차 관람을 하면 감독이 함축해놓은 부분에 이해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는 한에 대한 스토리가 거의 설명되지 않지만, 박해수는 윤성현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박해수는 한에 대해 특수부대 출신이고, 전쟁통에 있던 생존자다. 매 순간 총소리와 비명 소리를 듣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봤다. 그런 사람이 돌아왔을 때 조용한 방에 있으면 어떨까. 심장 뛰는 걸 느낄 수 없을 거다. 누군가를 죽이거나 쫓아가면서 살아있다는 걸 느끼는 거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지닌 인물이다. 삶과 경계에 선 인물이고, 남을 죽여야 살 수 있는 인물이다. 그 친구들을 쫓는 것도 살아있다는 걸 느끼고 싶은 욕망에서였다고 생각했다”고 해석했다.
또한 그는 전사들을 녹여내는 게 장점보다 단점이 커서 감독님이 이렇게 연출한 거라고 생각한다. 악의 존재가 어마어마한 존재가 되어야 했고, 함축적으로 표현되어야 했다. 저도 한이 자세히 그려지면 이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는 정당성을 갖고 충분한 이유과 동기로 움직였다”고 털어놨다.
박해수가 `사냥의 시간`에서 연기한 한의 전사에 대해 언급했다. 제공|넷플릭스

박해수는 강렬하고 화려한 총기 액션에 도전했다. 촬영 전 오랫동안 훈련받았고, 총을 좋아해 재미있게 찍었단다.
박해수는 총기 액션은 재미있었다. 신나게 쐈다. 늘 총을 갖고 있었다. 남자들이라면 총에 대한 로망이 있지 않나. 개조된 실제 총이었는데, 전직특수부대 요원에게 훈련을 오랫동안 받았다. 대응방법을 충분히 익히고, 훈련을 받아서 자신이 있었다. 분해하는 연습도 했다. 밀리터리 좋아하는 분들은 보면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 각종 총이 다 나온다. 총 맞는 장면도 있는데, 굉장히 아팠던 기억이 있다. 열심히 준비하고 찍었는데 재미있었다. 귀가 터져나갈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는 탄향이 코끝에 계속 난 게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또한 박해수는 ‘사냥의 시간이라는 현장은 공간이 주는 에너지가 남달랐다. 감독님과 다들 집중해서 하더라. 그래서 공간에 잘 묻을 수 있었다. 현장에서 네 명의 동생 배우들과 연기할 때, 그 친구들이 하나하나 강렬한 에너지로 유기체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제훈도 슛 들어가면 눈빛이 확 바뀌어 있어서 강렬하게 다가왔다. 치열하고 뜨거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사냥의 시간`의 박해수는 촬영하며 힘들었지만 행복했다고 말했다. 제공|넷플릭스

‘사냥의 시간을 통해 그동안 해보지 않은 배역을 연기한 박해수. 그렇기에 힘들었지만 행복했다고 밝힌 그는 그동안 만났던 배역은 제 정서에서 멀지 않은 건강한 친구들, 공감할만한 인물들이었다. 그래서 연기할 때 다가가기 어렵지 않았다. 한이라는 인물은 180도 다른 입장이어서 정당성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신기한 도전이었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되게 힘들었고 고통스러웠지만 행복한 순간이었다. 낯선 나를 봤을 때, 내가 갖고 있지 않은 행동, 표정이 낯설면서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지난해 영화 ‘양자물리학으로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받으며 대세 배우로 우뚝 솟은 박해수는 영화 ‘야차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그는 장르나 작품에 대해서는 구분이 없다. 좋은 작품, 좋은 선배, 멋진 스태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 바라보던 자리에 내가 있다는 것에 즐겁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책임감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야차 막바지 촬영 중이다. 설경구 선배님을 비롯해 이엘 송재림 양동근 진영 등 여러 멋진 배우들과 촬영하고 있다. 어려운 시국에서도 안전하게 촬영하고 있다. 제게 주어진 감사한 작품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넷플릭스와도 연이 많이 있다. ‘오징어 게임도 준비 중이다. ‘야차 촬영이 끝나면 거기에 매진할 것 같다. 기대작이고 좋은 시나리오와 감독님, 선수들 모여서 좋은 시너지가 있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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