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충당금 5배 쌓는데 韓은행 9%증가 그쳐
입력 2020-05-03 18:13  | 수정 2020-05-03 20:07
◆ P2P 연체 쇼크 ◆
0%대 연체율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금융지주 임원들은 최근 "올 1분기는 선방했지만 2분기는 실적이나 건전성 지표에서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1분기 실적 면에서도 코로나19 사태와 경기 침체 영향 정도에 따라 쌓는 대손충당금을 예상보다 적게 쌓아 나타난 '실적 착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의 주요 비용 중 하나로, 충당금을 적게 쌓으면 순이익이 높게 나온다.
3일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에 따르면 이들은 올 1분기에 대손충당금 7305억원을 쌓았다.
대손충당금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준 후 받을 돈의 일부는 회수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이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계정이다.
금융감독원이 정한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에 따라 금융권은 대출 연체기간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분류해 각각에 대해 일정 비율의 대손충당금을 쌓는다. 이에 따라 충당금을 많이 쌓는 것은 경기 전망이 그만큼 나빠 기업과 자영업자 연체율이 높아지거나 부실이 커질 것으로 보는 것이고, 적게 쌓는 것은 경기 전망이 이와 반대로 좋아질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들 4대 금융지주의 충당금 수준은 작년 1분기(6672억원)보다 9.5% 증가했다. 이 같은 충당금 증가 규모는 같은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4대 은행인 JP모건·웰스파고·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이 올 1분기 쌓은 충당금은 29조2609억원(환율 1224원 적용)이다. 이는 작년 1분기(6조4395억원)보다 4.5배나 급증한 수치다.
국내 4대 금융지주 충당금 증가폭이 1년 새 10%에 그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KB금융·신한·우리금융은 1년 새 충당금이 늘었지만,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43.6% 감소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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