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입안 가득 느끼는 봄 내음...이젠 제철음식도 `간편식`으로 즐긴다
입력 2020-05-03 13:59 

1·2인 가구와 직장인 부부의 증가, 식품제조 기술의 발달 등에 힘입어 최근 빠르게 성장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코로나19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전자레인지 5분이면 전문점 수준 못지 않은 음식이 완성된다는 점에서 끼니 걱정을 확실히 덜어주는 효자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유통·식품업계는 따스한 봄을 맞아 집콕에 지친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제철 식재료를 가득 담은 HMR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 집으로ON을 통해 취나물과 곤드레를 활용한 냉동밥 2종을 출시했다. 이번 '집으로ON 나물밥'은 강원도산 생취나물과 생곤드레를 사용해 맛과 영양은 특유의 향까지 살렸다. 쌀밥에 기본 양념이 충분히 배어있어 별도의 소스를 첨가하지 않아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리법도 간단하다. 후라이팬에 3분간 저어가며 데우거나 전자레인지에 4분만 돌리면 완성된다. 간편식임에도 다량의 섬유질과 미네랄을 함유했다는 점에서 집으로ON 나물밥으로 봄의 정취를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 최근 3~4월간 집으로ON 나물밥 매출은 1~2월 대비 145%가량 증가했다.
밥과 짝을 이루는 국·탕·찌개류도 HMR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집으로ON '냉이 듬뿍 된장 짜글이'는 봄철 대표 식재료인 냉이와 부추, 차돌양지 등을 급속 동결해 원물의 신선한 식감을 살린 제품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각종 비타민 등이 들어있어 기력 회복에 도움을 준다. 대상 관계자는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반찬 없이도 식사를 뚝딱 해결할 수 있다는 점,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 등이 봄 시즌 HMR의 판매 증가 배경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밀키트 부문에서도 봄철 재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쿡킷은 지난달 27일 부추, 더덕 등을 활용한 신메뉴 '우삼겹 양념더덕삼합'을 출시했다. 센불에 볶아낸 고소한 우삼겹과 새콤달콤한 양념더덕, 쓴맛을 없앤 부추무침 등이 최상의 조합을 이루는 메뉴다. 론칭 이틀 만에 준비한 물량의 92%가 판매될 정도로 고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유의 향긋한 향이 특징인 쑥갓을 이용한 메뉴도 주목받고 있다. 쿡킷의 '평양식 어복쟁반'은 부드러운 소고기 수육에 쑥갓과 5가지 버섯 등을 끓여낸 메뉴로 담백한 풍미가 일품이다. 이용고객 만족도가 5점 만점의 4.7점에 달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다.

편의점업계에도 봄 바람이 불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달 '봄 기운 간편식'을 출시했다. 이번 시리즈는 봄나물 비빔밥, 봄나들이 김밥, 봄나물 삼각김밥, 벚꽃 돈가스 버거, 벚꽃 마시멜로 샌드 등 5종으로 이뤄져있다. 메인 제품인 봄나물 비빔밥은 쌉쌀한 취나물과 달큼한 봄동, 돌나물 등을 고명으로 올린 제품으로 양념장인 달래된장 소스에는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홍삼액을 더했다. 봄나물 외에도 표고버섯 불고기, 지단채, 당근채 볶음 등을 다양하게 담은 덕분에 현재 총 25개 도시락 메뉴 중 판매 6위를 기록하고 있다. CU 관계자는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을 제외한 최근 신상품 가운데선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봄 잔치국수·비빔국수'와 '비타민채 봄비빔밥'을 선보였다. 아삭하고 상큼한 호박볶음과 돌나물 등이 들어간 봄 잔치국수는 진공 반죽숙성을 거친 80년 전통의 '풍국면' 소면을 사용해 쫄깃함을 높였다. 현재 조리면 제품 가운데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봄 잔치국수에 육수 대신 고추장 소스를 더한 봄 비빔국수는 판매 2위에 올라있다. 비타민채 봄비빔밥은 양배추와 순무를 교배해 만든 비타민채와 시금치볶음, 고기버섯볶음을 밥 위에 얹은 제품이다. 현재 덮밥류 도시락 가운데 매출 3위를 유지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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