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0년 걸려 도심에 빌딩 지었더니 준공 2달전 갑자기…
입력 2020-05-03 09:42 

10년에 걸쳐 사업이 추진된 도심 한복판 고층 건물의 준공을 목전에 두고 서울시가 이 건물 앞 땅에 청사를 짓겠다고 나섰다.
3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남대문로5가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에 지어진 SG타워 앞의 퇴계로 방향으로 있는 1576.2㎡(약 476평) 공원 부지를 공공청사 부지로 변경하기 위한 정비계획 변경 결정안을 지난 3월 마련, 주민공람과 주민설명회를 최근 마쳤다. SG타워는 28층짜리 민간 오피스 빌딩이다.
2011년 이 일대가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사업비 7000억원이 투입됐고 예정대로라면 오는 6월 준공이다.
건설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공원녹지를 조성해 관청에 기부채납하기로 약속하고 공사를 진행해 건물은 이미 완성됐는데, 공원이 들어서야 할 건물 입구 쪽에 시청사를 짓겠다면서 준공 2달을 앞두고 서울시가 제동을 건 셈이다.

공원 부지는 현재 공원 조성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11층 높이로 지으려는 이 청사를 돌봄시설 등 복지 위주로 만들고 서울로7017 기념관도 둔다는 구상을 내놨다. 다만 세부적이고 명확한 활용 목적이나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
서울시 당국은 새 청사가 필요하고, 정비계획 변경이 시의 권한이라는 입장이 확고했다.
사안을 총괄하는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정비계획 입안) 권한은 우리에게 있다"며 "지금은 청사 임대료로 1년에 10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본청과 서소문청사 외에 민간 건물을 통째로 임차해 제3청사로 쓰고 있다. 시는 임차 청사로는 조직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제3청사 임대가 끝나는 2026년까지 새 청사를 짓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강 실장은 "시점이 애매해서 (사업자 등이) 반대하지만, 시로서는 땅을 확보해둬야 한다. (도심에) 500평이라는 땅을 확보할 곳이 없다"며 "설령 (공원 조성이) 끝난 다음에 정비계획을 바꿔도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애초 공원을 서울로7017과 직결하려던 계획 실현이 어려워진 점도 정비계획 변경 추진에 한몫했다고 한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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