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한항공, 최대 1조 유상증자 추진…한진 경영권 분쟁 요인으로 작용하나
입력 2020-05-03 09:36  | 수정 2020-05-10 10:05

정부로부터 1.2조원의 유동성 수혈을 받게 된 대한항공이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대주주인 한진칼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도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여부와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번 이사회 의결을 토대로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금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유상증자와 유휴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최대 1조5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해 산은과 수은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24일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천억원 지원, 화물 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천억원 인수, 전환권 있는 영구채 3천억원 인수 등을 통해 총 1조2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하반기 회사채 신속 인수 지원까지 포함하면 대한항공에 모두 1조4천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셈입니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제2차관도 지난달 29일 열린 항공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정부의 지원과 함께 항공사의 자구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며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과 자본확충 노력 등을 당부했습니다.

재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유상증자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도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합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통주 기준 29.96%(우선주 포함 29.62%)를 보유하고 있어 만약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면 지분율에 따라 3천억원가량을 조달해야 합니다.

한진칼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진칼의 유상증자 역시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유력하지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맞물려 있어 셈법이 다소 복잡해집니다.

현재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KCGI(19.36%), 조 전 부사장(6.49%), 반도건설(16.90%) 등 총 42.75%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41.30%)을 넘어섰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3자 연합 측도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이 충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도 백기사 확보에 나서야 하는 만큼 여러 가지로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진칼이 조 회장에 우호적인 투자자를 확보해 주주 배정이 아닌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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