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애인 거주시설 코앞까지 번진 불…침착한 대응이 참사 막아
입력 2020-05-03 08:40  | 수정 2020-05-03 10:47
【 앵커멘트 】
이번 산불 현장 근처에는 발달장애인 수십 명이 거주하는 시설도 있었습니다.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기였지만, 시설 측과 이웃주민, 소방대원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막았다고 합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어두운 밤 식당 앞에 승합차가 멈추고 사람들이 줄지어 안으로 들어갑니다.

인근 장애인 거주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산불을 피해 긴급 대피하는 모습입니다.

장애인 거주시설은 산불이 처음 발생한 곳에서 불과 1.5킬로미터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인근에 산불이 났다는 긴급 연락을 받은 원장은 원생들을 다독이며 대피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평소 훈련한 매뉴얼 덕분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유심 / 장애인 거주시설 원장
- "우리 친구들이 각각 불편한 친구들은 서로 부축하고 잘 못 걷는 친구들은 이불에 옮겨가면서…."

그런데 40명이 넘는 장애인을 한 번에 태울 차량이 부족했습니다.

이때 이웃주민 10여 명이 저마다 차량을 가지고 달려와 장애인들을 태웠습니다.

▶ 인터뷰 : 천민호 / 마을 주민
- "언뜻 걱정되는 게 장애인 시설이더라고요. (가보니) 발을 동동 구르고 계신 거예요. 빨리빨리 애들 차에다 실으라 일단."

불길은 시설 코앞까지 밀어닥쳤고 이번엔 소방대원들이 방어선을 쳤습니다.

▶ 스탠딩 : 우종환 / 기자
- "화마가 휩쓸고 가면서 이렇게 나무와 풀이 온통 새카맣게 타버린 현장입니다. 이곳에서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보시는 것처럼 장애인 거주시설이 있어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건물 외벽이 불에 약한 드라이비트인 데다 LPG 가스통도 있어 막지 못했으면 인근 마을까지 위협할 수 있었던 상황.

준비된 매뉴얼과 이웃 주민, 소방대원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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