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미술사에 일생 바친 이구열 별세

근대 한국 미술 연구에 일생을 바친 원로 미술평론가 이구열 선생이 지난달 30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1932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9년부터 1973년까지 민국일보, 경향신문, 서울신문, 대한일보에 재직했으며 화단에서 '최초의 미술 전문기자'라는 칭호를 얻었다. 1975년에는 '한국근대미술연구소'를 개설해 개화기 이후 미술관계 문헌과 자료 조사 등 잊힌 미술사 발굴과 연구에 전념했다. 2001년 이 연구소에서 수집한 사료 4만여건을 삼성미술관 리움에 기증해 '한국미술기록보존소' 설립의 산파역을 맡았다. 2015년에는 자료 4000여건을 길문화재단 가천박물관에 기증해 후학들에게 연구 발판을 마련해줬다.
연구 활동 이외에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사업본부장,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또한 '한국미술전집'15권(1975), '한국근대회화선집'(1986-1990) 등 기념비적인 출판물 기획과 편집을 총괄했다. 주요 저서로는 '화단일경-이당 김은호선생의 생애와 예술'(1968), '한국근대미술산고'(1972), '한국근대미술의 전개'(1982), '근대한국화의 흐름'(1993), '북한미술 50년'(2001), '나혜석-그녀, 불꽃같은 생애를 그리다'(2011), '한국문화재수난사'(2013), '나의 미술기자 시절'(2014) 등이 있다. 지난해에는 미수를 맞아 자편 문집 '청여산고①②'를 출간하기도 했다.
빈소는 연세대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일, 장지는 괴산호국원이다.
[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