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뢰 높이고 싶었지만 거꾸로 돼" 2년 맞은 윤석헌 원장 소회 토로
입력 2020-04-28 17:59  | 수정 2020-04-28 19:19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사진)이 "처음부터 금융감독원 신뢰를 높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거꾸로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28일 말했다.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금융권 현안에 대한 금감원의 대응에 비판이 제기되는 것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은 것이다.
윤 원장은 취임 2주년(5월 8일)에 앞서 이날 이뤄진 서면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임기 중 할 일을 묻는 질문에 "밖에선 못 알아줘도 내부적으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DLF 판매 은행 경영진에 대한 징계가 과도하다는 비판과 라임자산운용 사태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원장이 2년의 임기 동안 가장 큰 고비가 '최근'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시장을 제대로 못 읽었다고 볼 수 있지만 언론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는 소통의 문제가 좀 있었고 오해도 좀 있었다. 그 후로는 조금 더 신중하게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 원장은 "돌이켜보면 시계를 몇 달 돌려도 의사결정은 똑같을 것"이라며 "제재가 기관·개인이 미워서 하는 게 아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을 누군가 져야 하니 그런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원장은 금감원의 제재 시스템은 부족하지 않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윤 원장은 "금감원 제재심이 해외 기구에 비해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외국과 비교해 같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더 낫다"며 "특별히 내가 추가적으로 한 것은 없고 그쪽에서 올라온 결론을 보고 결정했을 뿐이다. 동일한 결론이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까지 올라갔는데, 전체적으로 큰 흐름은 다 인정이 됐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서는 오는 6월에는 제재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원장은 배드뱅크 설립과 관련해 "펀드 이관 전담 회사를 만드는데 몇 개 회사가 약간 이견이 있는 것 같다. 5월 중에는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산운용 쪽 검사가 진행 중이고 5월 중에 배드뱅크를 설립하고 6월에 가면 (제재에 대한)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제재는 이르면 6월 중에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금감원의 이번 사태에 대한 대처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처음에는 펀드런을 걱정했고 실사가 생각보다 늦어진 면도 있다"며 "이후 고민하다가 펀드 이관으로 정리되며 지금에 이르렀고 그 상황에서 알게 모르게 좀 더 빠를 수 있었는데 지연되긴 했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연루돼 구속된 김 모 전 팀장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보고 징계하겠다. 연관된 사람이 나오면 감찰도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승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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