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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슬기로운 원자재 투자를 위한 `3가지 팁`
입력 2020-04-28 17:39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 관심과 함께 손실 발생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은 투자자들에게 원유 선물 ETP(ETF와 ETN을 통칭하는 말) 상품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관련 ETP 상품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원자재 파생상품 투자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레버리지 투자를 자제해야 하고, 선물·롤오버 구조를 알고 투자해야 하며, 상품 구조와 전략이 일반적 주식형과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것이 세 가지 기본 원칙이다.
첫째, 레버리지 ETP 상품 투자는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은 주가지수보다 변동성이 더 높다. 최근 20년 동안 변동성을 비교해보면 MSCI 선진국 주가지수는 17.5%, MSCI 신흥국 주가지수는 21.7%, 원자재 종합지수는 22.7%, 원자재 에너지지수는 31.3%로, 원유로 대표되는 에너지지수 변동성은 선진국 주가지수 변동성 대비 2배 수준이다. 이는 장기 변동성뿐만 아니라 최근 10년, 5년, 1년으로 비교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예상과 다르게 가격이 움직일 경우 단기간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며, 특히 레버리지 ETP 상품 투자 시 그 위험은 2배로 커지게 된다. 그 결과 2020년 4월 23일 기준 WTI 선물 레버리지 ETN 2개 종목은 2개월 동안 약 84% 하락했다. 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단기간에 예상보다 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둘째, 원자재 선물의 구조와 롤오버(Roll-over)를 알고 투자해야 한다. 원자재 투자는 주로 선물을 통해 이뤄진다. 원자재 선물은 만기까지 보유하게 되면 실물인수도가 발생하면서 청산된다. 따라서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ETP 상품은 만기 직전에 보유 중인 최근 월물 선물을 매도하고, 차근 월물 선물을 재매수하는 교체 작업(롤오버)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최근 월물 선물가격보다 차근 월물 선물가격이 더 높은 '콘탱고(Contango)' 상황에서 롤오버하게 되면 싸게 팔고 비싸게 되사야 한다. 그 결과 기초자산이 상승하더라도 내가 보유한 ETP 상품 투자수익률이 기초지수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셋째, 내가 투자하는 ETP 상품 구조와 전략에 대해 파악하고 투자해야 한다. 국내 투자자들은 주로 국내에 상장된 ETP 상품을 통해서 투자를 하게 되는데 각 상품에 따라 구조와 전략이 다르다. 즉, 동일한 기초자산을 추종한다 하더라도 ETP 상품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월물과 롤오버 전략이 다를 수 있다. 이는 ETP 상품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사전에 운용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반드시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또한 국내 상장 ETP 상품은 해외시장과의 시차와 함께 주식시장 일간 가격 상한폭(30%)이 있어 기초자산 가격과 ETP 상품 가격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시장 매수·매도 수요가 한번에 몰리는 등 유동성공급자(Liquidity provider)가 원활한 호가를 공급할 수 없는 경우에도 가격 괴리가 발생할 수 있으니 ETP 상품의 순자산가치(지표가치)와 가격을 확인해 반드시 적정 가격에 거래해야 할 것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증가할수록 사전에 내가 투자하려는 상품에 대해 이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기대 수익과 위험을 함께 살피는 슬기로운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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