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방사성 세슘 99.8% 제거 가능한 나노입자 개발
입력 2020-04-28 15:53  | 수정 2020-04-29 06:01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세슘 제거용 꽃모양 티타늄-페로시아나이드(Hf-TiFC) 나노흡착제`의 구조. 속은 비어 있고 표면적은 큰 겹꽃 형태로 흡착 효율을 극대화했다. [사진 제공 =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성 세슘(Cs)을 99.8% 이상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세슘 입자만 선택적으로 빠르게 흡착할 수 있는 나노입자로, 물속 방사성 세슘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정화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희만 한국원자력연구원 해체기술연구부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갖춘 '세슘 제거용 꽃모양 티타늄-페로시아나이드(Hf-TiFC) 나노흡착제'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9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Hf-TiFC 나노흡착제는 세슘 흡착 효율을 높이기 위해 겹꽃 모양의 구조로 제작됐다. 세슘 흡착에 활용되지 않는 입자 내부는 빈 공간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표면적을 크게 키운 것이다.
그 결과 Hf-TiFC는 기존 미립자 형태의 금속-페로시아나이드에 비해 세슘 흡착 속도가 1만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수습 당시 사용됐던 타이타노 실리케이트와 비교하면 32배 빠른 속도다.

흡착 용량 역시 g당 최대 454㎎으로 기존 금속-페로시아나이드 대비 3배, 타이타노 실리케이트 대비 1.7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칼륨이 5000ppm 이상 들어 있는 폐수에서도 세슘만 선택적으로 흡착해내는 비율을 나타내는 분배계수가 타이타노 실리케이트보다 261배 높았다.
현재 사용 중인 세슘 흡착제 대부분은 pH(산성도) 1 이하의 강산성 폐수에서 흡착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데, 연구진이 개발한 Hf-TiFC 나노흡착제는 산성에 강한 티타늄 덕분에 강산성 폐수에서도 99.8% 이상의 세슘을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나노흡착제를 이용해 바닷물 속의 방사성 세슘을 99.1% 이상 제거하는 데도 성공했다.
양 연구원은 "이 기술은 원전 해체 또는 원전 사고 시 발생하는 방사성 폐수를 처리하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제조가 쉽고 간편해 대량 생산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자력연은 해당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 출원 중이며 향후 해외에도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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