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사 10명 중 7명 "졸업앨범에 사진 들어가 불안"
입력 2020-04-28 14:02  | 수정 2020-05-05 14:05

교사 10명 가운데 7명이 학생 졸업앨범에 자신의 사진이 실리는 데 불안감을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28일) 서울교사노조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교사 8천122명을 상대로 20~25일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졸업앨범에 사진이 실려 불안감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70.6%였습니다.

같은 질문에 '보통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16.1%였고 '그렇지 않다'라거나 '매우 그렇지 않다'고 한 응답자는 13.3%였습니다.

불안감은 사진이 범죄나 품평에 악용될 수 있다는 데서 왔습니다.


졸업앨범 사진 탓에 피해를 본 경우를 접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7.6%는 "직접 피해를 경험했다"라고 밝혔고 31.1%는 "다른 교사가 피해를 본 사례를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61.3%는 "피해를 보거나 피해사례를 들은 적 없다"고 했습니다.

교사들이 밝힌 구체적인 피해사례로는 '학교에 새로 온 교사의 얼굴을 알고 싶다는 이유로 온라인카페에서 해당 교사의 사진이 실린 졸업앨범을 사고팔았다', '학부모들이 SNS 단체대화방에서 교사의 사진을 두고 품평한다', '사진을 도용해 악의적으로 사용했다' 등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 교사는 "졸업앨범 사진을 보고 학생의 삼촌이라는 사람이 만나보자고 전화가 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불안감은 여성이고 어릴수록 컸습니다.

서울교사노조는 "교사들의 응답을 토대로 졸업앨범 사진에 대한 불안감을 5점 만점으로 나타냈을 때 남교사는 평균 2.96점이고 여교사는 4.08점으로 차이가 컸다"면서 "여교사 중에도 20대는 평균 4.26점, 30대는 4.22점, 40대는 4.04점, 50대 이상은 3.44점으로 연령이 낮을수록 불안감이 컸고 이는 남교사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부분 학교가 졸업앨범에 교사의 사진을 넣습니다.

서울교사노조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78.6%가 "근무하는 학교 졸업앨범에 모든 교사의 사진이 들어간다"고 답했습니다. 졸업생을 담당했던 교사들 사진만 들어간다는 응답자는 16.0%, 희망하는 교사만 들어간다는 응답자는 3.2%였습니다.

응답자 62.5%는 졸업앨범에 교사의 사진을 넣을지에 대해 교사회의에서 논의하거나 교사의 의견을 수렴한 적 없다고 밝혔습니다.

교사회의 논의나 의견수렴이 있었다는 응답자는 7.3%, 논의와 의견수렴 후 관리자(부장회의)나 졸업앨범선정위원회가 결정했다는 응답자는 각각 6.8%와 4.6%로 나타났습니다. 논의나 의견수렴 여부를 잘 모른다는 응답자는 18.8%였습니다.

서울교사노조는 "졸업앨범에 교사의 사진을 최소화하자거나 졸업앨범 말고 졸업을 추억할 다른 도구를 만들자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관행적으로 만들어온 졸업앨범을 시대에 맞게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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