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사가 특정 아동에게만 간식 안 줬다면? 법원 "정서적 학대"
입력 2020-04-28 13:54  | 수정 2020-05-05 14:05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특정 아동에게만 과자 등을 주지 않았다면 형사처벌 대상인 '정서적 학대'라고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7)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한 A 씨는 2018년 10∼11월 원생들을 21차례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행위들을 하나하나 따져 11차례는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죄 판단을 받은 혐의 중에는 아이들에게 과자 '빼빼로'를 나눠 주면서 특정 아동에게는 과자가 남아 있음에도 주지 않거나, 계란이나 주스 등을 처음에는 주지 않다가 다른 아이들이 다 먹을 무렵에야 준 행위 등이 포함됐습니다.

아이들에게 색연필을 나눠줄 때 한 개가 남았는데도 이를 치우고 특정 아동에게는 주지 않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이런 행동은 훈육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지 피해 아동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할 의도였던 것으로 판단되므로 정서적 학대"라고 밝혔습니다.

식사를 하지 않는 아이에게 이유를 묻지 않고 식판을 치운 행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훈육의 범위를 넘어섰다"며 유죄로 판단했으며, 소란을 피우는 아이를 다른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실 밖으로 밀쳐 내쫓고 아이를 때리거나 거칠게 다룬 행위들도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아동의 심신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양육할 의무가 있는 어린이집 교사임에도 아이들을 11차례 정서적으로 학대했고, 학대 정도도 가볍지 않아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런 범행은 아이들의 인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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