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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총회도 드라이브인…코로나19가 빚은 진풍경
입력 2020-04-28 13:50  | 수정 2020-04-29 10:16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진행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조합원 총회 전경

"열 측정 하시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공터. 수백대의 차량이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가 철거된 자리로 모였다. 조합원들은 열 측정을 거친 뒤 요원들 지시에 따라 일렬로 들어섰다.
28일 오전 11시 30분께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 용지에서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개포주공1단지 조합원 총회가 열렸다. 이번 총회는 국내 최초로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진행해 주목됐다. 드라이브인 방식은 자동차 내에서 인터넷 방송을 통해 총회에 참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코로나19 전염 우려로 조합원 총회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금융 비용이 월 50억원 가량 소요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낸 묘수였다. 조합은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유튜브로 현장을 생중계했다.
조합은 드라이브인 방식의 문제점인 투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면 결의를 적극 활용했다. 서면결의를 진행한 경우에는 차량에 노란색 표식을,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빨간색 표식을 붙였다.
이는 조합원 총회 요건 구성사항에 총 조합원의 20% 이상이 현장에 참석해야 한다는 도시정비법 사항 때문이다. 안건이 의결되려면 재적 조합원(5132명)의 20% 이상이 총회에 직접 참석(서면 결의도 인정)해야 하고, 전체 조합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총회 참석 인원은 1306명이 인정돼 총회 의결 최소 요건을 달성했다.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 최초로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재건축 공사 현장 공터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유튜브로 생중계됐고 총 1000대가량의 조합원 차량이 참석했다고 조합 측은 밝혔다. [한주형 기자]
차량 없이 참석한 조합원은 손소독과 열측정을 거친 후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 자리했다. 2m가량 거리를 두고 앉아 코로나19 감염을 피했다. 조합원은 운동장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조합 총회에 참여했다.
조합장은 연단에서 총회를 진행했고 조합원들은 차량 내에서 경적 대신 전조등을 켜 의사를 알렸다. 발언할 사안이 있는 경우에는 경적을 울려 발언권을 얻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총회 안건은 관리처분계획변경 승인, 상가 재건축 제2차 부속 합의서 및 합의서 이행확인서 승인 등이다.
조합원들이 각자 차량 내에서 기표를 진행하면 조합원들이 투표 용지를 수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드라이브인 총회에 참석한 개포주공1단지 조합원은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진행해도 총회가 잘 진행됐다"며 "코로나19로 총회가 지연되고 있는 다른 사업장에도 적용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당초 조합원 총회는 11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열측정 등 입장 지연으로 30분 가량 지연됐다. 이날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재건축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상가위원회와의 협의도 총회 절차를 거쳐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조합 내부에서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예기간이 7월 말인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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