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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바가지 빙수`!…코로나 쇼크 속 5만원짜리 `황금 빙수` 내놓은 호텔, 이유가?
입력 2020-04-28 13:07  | 수정 2020-04-29 09:57

어김없이 나왔다. 매년 이맘때 쯤 툭 튀어나오는 호텔가의 '뻥튀기 빙수' 출현이다. '코로나 쇼크'로 먹고살기 힘들다던 특급호텔들이 보란 듯이 10배 바가지를 씌운 '황금빙수' 카드를 올해도 꺼내 들었다. 한그릇 원가가 5000원 수준인 빙수를 뻥튀겨 팔면서도 '홍보성 문구'는 그럴싸 하다. '사회적 거리두리로 억눌렸던 소비심리를 살리려 작년보다 일찍 선보인다. 제주 망고 농사를 망친 농민을 돕는 차원이다, 그 망고를 공수해 가격이 좀 비싸다' 등 미사여구 총동원이다. 하지만 열받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무리 '분위기를 파는' 특급호텔이라지만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 10배 바가지 이유 알고봤더니..
가장 먼저 5만원 황금빙수를 내놓은 곳은 신라호텔이다. 호텔 빙수의 원조격인 제주신라호텔은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 지난 1일부터 황금 빙수 붐을 일으킨 클래식 메뉴 '제주산 애플망고빙수'를 판매중이다. 하나 가격이 무려 5만7000원.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지방의 비즈니스 1박 값과 맞먹는 수준이다.
5만원대 값을 내세운 이유는 꽤 그럴싸 하다. 제주 과실 농가를 돕기 위한 조치라는 것. 게다가 양도 1인분이 아닌, 2~3인분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특급호텔들이 팥빙수 양을 늘리면서 가격을 올리는 건 마진을 늘리기 위한 꼼수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원재료비 외에 인건비와 임차료 등을 포함한 원가가 팥빙수는 5514원, 과일빙수는 5702원 선이다. 원가 대비 무려 10배의 바가지를 씌우고 있는 셈. 양을 늘려 판매하는 것도 꼼수라고 지적한다. 2인분 메뉴로 구성하는 것 자체가 소비자의 편의성과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제주산 애플망고가 아직은 본격 출시되지 않아 가격이 높아 재료비와 인건비를 포함한 원가가 판매가보다 높은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농가를 돕고 애플망고 빙수를 원하는 고객들분들을 위해 조기 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줄줄이 등장하는 황금 빙수
제주 신라호텔을 신호탄으로 호텔가에는 또다시 황금빙수 열풍이 불고 있다. 서울 그랜드 하얏트 '멜론 코코넛 빙수', 안다즈 서울 강남 '시그니처 망고 빙수', 여의도 메리어트 '꿀벌 빙수' 등의 메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이 로비에서 판매하는 레트로 빙수는 4만5000원이다. 1인분으로 나눠 주문하면 2만7000원이다. 고급 삼계탕 두그릇 값이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역시 허니 그레이빙수를 3만7000원대에 팔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도 황금빙수로는 빠지지 않는다. 망고 빙수를 4만8000원에 판매한다.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30일까지 문을 닫은 서울 강남 안다즈 호텔 역시 시그니처 망고 빙수를 4만5000원에 내놓았다.
물론 고급스러울 수 있다. 호텔가의 홍보 문구처럼 농가를 돕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교묘하게 덧씌운 홍보 문구는 눈살을 지푸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GS계열인 파르나스호텔은 바가지 빙수를 파는 것도 모자라 '언택트(Untact·비대면) 트렌드'에 따라 감염 우려를 낮춘 1인용 빙수와 '투 고(To go)' 메뉴를 전면에 내세운다고 홍보하고 있다.
다른 호텔 한 관계자는 "빙수 판매에 무슨 언택트가 붙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투숙률이 떨어지니 궁여지책으로 홍보를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폭리를 취하면서 그럴싸한 홍보문구로 고객을 유혹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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