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를린서 한국 유학생 부부 "코로나" 인종차별…피해 '속출'
입력 2020-04-28 09:54  | 수정 2020-04-28 10:32
【 앵커멘트 】
독일 베를린의 한 지하철에서 한국 유학생 부부가 인종차별과 성희롱,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MBN 취재결과, 이 사건뿐 아니라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독일에서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인종차별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 기자 】
독일 베를린의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혀를 내밀며 조롱하고, 여성들은 재밌다는 듯 연신 웃음을 터뜨립니다.

인종차별을 하지 말라고 항의해도 조롱이 계속됩니다.

"이거 인종차별인 거 아시죠? 인종차별인 거 아시죠?"

현지시각 26일 자정쯤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을 탄 한국인 유학생 부부에게 독일 시민으로 보이는 다섯 명의 남녀가 시비를 거는 모습입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독일 유학생
- "「저희한테 '해피 코로나, 코로나 데이, 코로나 파티' 이런 식으로 코로나를 언급하면서 조롱 섞인 상황을」…."

이 씨는 이들이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가 하면, 경찰이 올 때까지 붙잡아두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있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독일 유학생
- "「제 아내한테 '너 결혼했냐, 섹시하다' 혀를 날름거리고 키스를 하는 포즈를 취하고 …. 침을 수차례 뱉는 걸 제가 맞고」."

하지만 독일 경찰은 "폭행이 아니어서 인종차별이 아니"라며 접수를 거부하다, 우리 대사관 관계자가 나선 후에야 사건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독일에선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아시아계를 향한 폭행과 성희롱 등 인종차별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기준 / 독일 교민
-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비아냥거린다거나 항의를 하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10년 살았는데 지난 3개월 동안 (인종차별이) 그 이상 많지 않나」."

「독일 유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최근 수차례 코로나라고 불리고, 심지어 경찰 앞에서 인종차별을 당해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등의 피해 경험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현지 대사관은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수사를 요구하는 등의 영사 조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 wook21@mbn.co.kr ]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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