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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레이니 데이 인 뉴욕’ 별난 매력에
입력 2020-04-28 07:4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상상해 봐요. 막 떨어지기 시작한 빗방울, 센트럴 파크 델라코트 시계 아래, 누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면…”
독특하고도 중독성 짙은 리듬, 속도감도 살아 있다. 통통 튀는 청춘 멜로이자 날것의 발직한 성장 드라마. 엉뚱하지만 낭만적인 한 편의 시 같은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이다.
영화는 재즈를, 뉴욕을 사랑하는 별난 사랑꾼 ‘개츠비(티모시 샬라메)와 영화에 푹 빠진 대학생 기자이자 그의 연인인 금수저 ‘애슐리(엘리 패닝), 낭만을 꿈꾸는 ‘첸(셀레나 고메즈)의 운명 같은 하루를 담은 로맨틱 청춘 멜로다.
개츠비와 애슐리는 꽉 짜여진 일정을 가지고 뉴욕에 도착하지만 이들의 계획은 시시가각 변화하는 날씨처럼 하나씩 어긋나고 예측 불가의 상황이 끝없이 펼쳐진다. 애슐리의 인터뷰가 한 시간, 두 시간 계속 미뤄질 때마다 기대했던 로맨틱한 여행에서 점점 멀어지고 두 사람은 각자의 낭만을 찾아가게 된다. 완벽한 캠퍼스 커플이었던 두 사람은 뉴욕에 도착한 지 몇 시간 만에 극명한 동상이몽으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게 된다.
애슐리가 없이도 자신만의 낭만을 찾아 뉴욕의 길거리를 헤매던 개츠비는 생각지도 못한 인연 챈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의도치 않게 꿈꿔온 데이트를 그녀와 잠시 함께 하게 된다. 애슐리 역시 지루할 틈 없는 새로운 만남으로 자신이 원했던 뉴욕을 즐긴다. 스타 영화감독부터 시나리오 작가, 유명 배우까지 연이어 영화계 거물들을 만나며 꿈같은 하루를 보낸다. 우연으로 가득한 이 해프닝 끝에 두 사람은 과연 다시 함께 할 수 있을까.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캐스팅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 이어 ‘더킹 : 헨리 5세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세계적인 대세로 입지를 굳힌 티모시 샬라메부터 ‘본투비 스타 엘르 패닝, 굳이 수식어가 필요 없는 셀레나 고메즈를 한 화면에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오감은 즐겁다. 여기에 등장만으로도 압도적인 포스를 뿜어내는 리브 슈라이버와 강렬한 존재감 그 이상의 주드 로까지 그야말로 초호화 라인업이 주는 아우라는 상당하다.
여기에 우연으로 가득 찬 예측 불가의 뉴욕 여정은 기대 이상의 속도감으로 몰입감을 더한다. 중간 중간 흘러나오는 로맨틱한 음악과 뉴욕의 낭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매력적인 미장센, 위트 넘치는 대사의 향연까지.
영화는 이 꿈같은 하루를 통해 독특한 화법으로 메시지를 전한다. 저마다 분명한 색깔을 지닌 인물들을 무심한듯 운명처럼 툭툭 엮여 인생과 사랑에 대해 말한다. 그것이야 말로 예상 밖의 우연과 운명으로 가득 차 있다고. 그 자연스럽고도 본능적인 여정에서 진짜 나의 모습을 스윽 찾을 수도 있다고 말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어머니에게 반항하는 개츠비의 모습을 통해 방황하는 청춘의 단면을 만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뉴욕에서의 주말여행 동안 스스로를 발견하고 끝나지 않을 것과 같은 어머니와의 전쟁을 단 번에 끝내게 됐으며 거의 삶에 있던 어떤 여자에 대한 결정도 내리게 된다. 그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청춘의 방황 끝에는 결국 낙관적인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을 말한다.
우연으로 가득 찬,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강렬한 캐릭터들의 향연, 개연성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에피소드의 불친절한 나열에도 그것이 전혀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놀라운 협주의 미학을 보여준다. 함축 가득한, 한 편의 중독성 짙은 ‘별난 낭만시 한 편을 읽는 기분이랄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로맨틱한 영화다. 그 자체로 해프닝 같은. 오는 5월 6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2분.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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