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맛과 품질에 집중했더니 매출 3000억 `마의 숫자` 돌파했죠"
입력 2020-04-26 18:08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hc치킨의 성장세가 놀랍다. 지난해 318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외식업계에서 '마의 숫자'로 통하는 3000억 매출을 돌파한 것. 가맹점 수는 2013년 정규 매장 700여개에서 지난해 1450여개로 750여개가 늘었다.
이같은 도약을 지휘한 야전사령관은 삼성전자 출신 전문경영인 임금옥 대표다. 임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 집중한 결과 거둔 성과"라며 "양적 성장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질적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bhc의 가맹점포당 연평균 매출은 같은 기간 1억4000만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가맹본부만 돈을 버는게 아니라 점주들의 매출도 함께 크게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있지만 배달 중심으로 매장당 매출은 오히려 10~15% 늘어난 곳들이 많다고.
임 대표는 "'맛있는 치킨'으로 고객들에게 알려진게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며 "식음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맛이고, 광고·홍보·마케팅은 그 다음"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연구소에서 매년 신메뉴를 2개 이상씩 개발하고 있다"며 "치즈볼 등 사이드 메뉴, 골드윙 등 부분육처럼 일반 치킨 외에도 다양한 히트 메뉴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메뉴 개발은 가맹점주들과의 약속이었다. bhc 부설 연구소는 메뉴 경쟁력의 핵심이다. 매출의 5% 수준을 투자해 끊임 없는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대표 메뉴이자 베스트셀러로 누적판매량 3400만개를 기록한 뿌링클을 비롯, 마라퀸 등이 모두 치열한 R&D 노력의 결과다. 치즈볼은 출시 이후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앞다퉈 '미투'상품을 내놓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임 대표는 "경기 침체와 인건비·임대료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을 돕는 동시에 본사 매출도 올릴 방안을 찾다가 중국음식점에서 사이드 메뉴로 자주 시키는 만두에서 착안을 했다"며 "치킨 1마리로는 부족하고 2마리는 많은 사례가 많다는 점을 파악해 틈새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맹점의 운영규칙 유지에 힘쓰며 어디서나 균질한 맛과 품질을 내도록 힘쓴 것도 주효했다. bhc 본사의 품질관리·서비스·위생 점검은 유독 철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대표는 "매장 오픈·폐점 시간, 청결도 유지, 조리 매뉴얼 준수 등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선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신뢰도를 높여 본사 뿐 아니라 가맹점과 고객 모두에게 결국은 득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가맹점 매출이 상승하면서 프랜차이즈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본사·가맹점간 분쟁도 줄였다. 원료육과 파우더, 오일, 소스 등 4가지 필수품목만 본사 공급을 의무화해 점주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bhc 브랜드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킨 광고 캠페인도 톱스타 모델인 전지현을 기용하면서도 가맹점에 비용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 점주들과 본사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신바람광장'을 통해 끊임없이 본사와 가맹점간 대화와 소통을 하면서 불필요한 오해와 다툼의 소지도 없애 나가고 있다. 임대표는 "새벽 5시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신바람광장부터 체크한다"며 "점주들의 불만이나 제언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현업 부서에 전달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들인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윤리경영과 오너의 도덕성을 강조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본사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가맹점주들까지 모두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경영진들이 더 높은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며 "불법이나 편법, 갑질 등은 발붙이지 못하도록 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bhc가 삼성의 DNA를 활용해 이같은 성장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있다. 박현종 bhc회장과 임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이고 부설연구소장도 신라호텔 출신이다. 임 대표는 "2017년 취임 이후 과감한 전산시스템 투자,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정립, 빠른 의사결정, 성과의 지표화와 시스템을 통한 평가 등 기업 경영이 오너나 CEO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도록 구축했다"며 "인력을 늘리지 않아도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었고 협업과 소통을 통해 효율적이고 스피디한 경영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임대표는 나눔경영에서 적극적이다. bhc치킨은 지난 2017년 나눔과 상생의 정신을 담은 새로운 개념의 사회공헌활동인 'BSR(bhc+CSR)'를 본격 가동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고객과의 신뢰 구축에 나서고 있다. 아동보호시설, 쪽방촌, 농가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쳐왔고,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민식이법' 취지에 동참하기 위해 5억원을 투입해 과속경보시스템 표지판 설치 사업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위기 지원을 위한 성금 4억 원을 기부했다.
임 대표는 "bhc치킨 외에도 창고 43, 큰맘할매순대국, 그램그램 등 bhc그룹이 운영 중인 다른 외식사업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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