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언제 돌아올까…美공포지수에 달렸다
입력 2020-04-26 17:29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줄기차게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3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종가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468조1744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1271조1593억원)의 36.8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3월 20일(36.69%)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초 35~36%대였던 이 비중은 올해 2월 24일 39.3%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월 말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대량 매도가 전개된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돌아오는 시점을 '공포지수'라 불리는 미국의 VIX(변동성지수)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미국 VIX가 한국의 공포지수인 'VKOSPI(코스피 변동성지수)'처럼 30 내외까지 내려오면 외국인의 순매수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미국의 공포지수가 한국의 공포지수보다 높을 때 한국 증시에서 순매도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VIX와 VKOSPI가 모두 산출되기 시작한 2009년 4월 이후 현재까지를 보면 VIX가 한국보다 3포인트 이상 높을 때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나는 경향이 강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미국 증시 변동성이 높을 때 한국 주식도 덩달아 팔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VIX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VKOSPI와의 괴리가 커졌을 때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주간 외국인 순매도가 5조원에 달했던 지난달 9~13일에는 VIX와 VKOSPI 격차가 최고 32.4포인트나 났다. 그러나 4월부터는 이 괴리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4월 들어 VIX와 VKOSPI의 격차는 10포인트 내외로 유지됐고, 24일 VIX는 35.93까지 내려가 큰 폭으로 줄어 VKOSPI보다도 낮아졌다. 다음주 외국인의 한국 증시 컴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다만 외국인 컴백의 변동성과 그로 인한 공포감보다 유가 안정과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이라는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아직 예단은 이르다. 특히 유가 하락으로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이것이 기업 신용경색으로 이어지게 되면 공포지수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23일 코로나19 잠재 치료제로 주목받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실패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증시는 상승에서 하락으로 돌아섰다.
[박인혜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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