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예상시총 6조원 빅히트 "우린 코스피로"
입력 2020-04-26 17:13  | 수정 2020-04-28 11:47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IPO(기업공개)를 위해 상반기 중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빅히트는 특히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대형사 중심의 코스피 상장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재무통'으로 알려진 인물을 영입해 체질 개선에도 본격 돌입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4월 둘째주부터 주간사단 실무진들을 강남 대치동 본사에 상주시키고 있다. 빅히트는 내부적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르면 6월 중 한국거래소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SM, YG엔터테인먼트, JYP Ent. 등 업계 주력 사업자들이 코스닥을 택한 점을 감안하면 사뭇 다른 행보다.
시장 관계자는 "회사는 가급적 연내에 코스피에 입성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공모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경우 일정을 차후에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히트는 상장사에 걸맞는 체질을 갖추기 위해 최근 전인천 씨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전인천 CFO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소비재 기업 프록터앤갬블(P&G)에 입사, 약 12년 동안 재무 부문을 담당했다. 이후 2013년 스위스 '먼디파마(Mundipharma)'의 한국법인에 영입돼 약 2년 간 CFO로 활약한 인물이다.
전 CFO는 홍콩계 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과 인연을 맺은 후,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가장 선호하는 재무통 중 한명으로 자리매김 했다. 그는 2015년 PAG가 보유한 완구 업체 '영실업'의 CFO로 발탁된 후, 그해 12월부터 약 2년 반동안 최고경영자(CEO)로도 활약했다. 그의 재임 기간 영실업 매출은 771억원에서 1564억원으로, 영업이익은 64억원에서 3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 이후에는 SK텔레콤에 인수된 ADT캡스 CFO로 옮겨 활약을 이어갔다.
빅히트는 전 CFO 외에도 IPO 전문가 영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CFO가 전반적인 재무 상황에 밝은 편이지만, 비상장회사를 상장시켜본 경험을 갖추진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빅히트 내에 상장을 준비해 본 유경험자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전방위적으로 채용을 진행 중인 만큼 관련된 경력자 충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히트는 SK바이오팜과 함께 올해 'IPO 대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간사단이 책정한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약 6조원 안팎으로 SK바이오팜(5조원 내외)을 뛰어넘는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빅히트의 매출액은 5872억원, 영업이익은 987억원, 순이익은 724억원이었다. 동종 업계 주가수익비율(PER 30~40배)을 단순히 적용하면, 빅히트 기업가치는 3~4조원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주간사단은 BTS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외형적인 실적 이상의 성장 잠재력을 기업가치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빅히트가 주식시장에 입성하면 단숨에 엔터업종 대장주로 등극할 전망이다. 예상 몸값이 현실화할 경우 빅히트 시가총액이 JYP엔터(7028억원·24일 종가 기준)·에스엠(5897억원)·YG엔터(5106억원) 등 업계 '빅3'의 합산 시총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빅히트가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기존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그동안 빅히트는 관련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데이터베이스 및 정보기술(IT) 개발자를 대거 채용하고 벤처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를 단순한 기획사가 아닌 '스타트업'이라 생각하며 회사를 이끈다"며 "새로운 비즈니스에 그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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