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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 “지옥 같은 세계관, 의도적 장르 변화” [M+인터뷰①]
입력 2020-04-26 14:11 
윤성현 감독이 영화 ‘사냥의 시간’에 대한 모든 것을 털어놨다. 사진=넷플릭스
윤성현 감독이 그린 지옥도가 공개됐다. 윤성현 감독이 영화 ‘사냥의 시간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윤성현 감독은 청년들의 심도 깊은 감정을 그려낸 영화 ‘파수꾼의 출연과는 달리 ‘사냥의 시간에서는 서사 아닌 서스펜스에 집중해 연출했다.

그가 그려낸 디스토피아가 비록 완벽하진 않지만 지옥 같은 현실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은 현실 세계를 투영해냈다. 여기에 한(박해수 분)과 준석(이제훈 분), 장호(안재홍 분), 기훈(최우식 분)의 스릴 넘치는 서스펜스로 극적인 재미를 안겼다.
윤성현 감독이 영화 ‘사냥의 시간에 대한 모든 것을 털어놨다. 사진=넷플릭스

특히 윤성현 감독은 영화 속 공간을 통해 많은 의미를 담아냈는데, 이와 관련해 ‘사냥의 시간의 모든 것을 털어놨다.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의 일문일답.

Q. ‘사냥의 시간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윤성현 감독 : 이 이야기 구상했을 때가 2016년도다. 한창 ‘헬조선이라고 해서 청년층이 지옥에 빗댄 말을 썼다. 지금도 유효하기도 하지만. 지옥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현실에서도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영화를 처음 구상하게 됐다.

Q. 시위하거나 거리에 내몰린 사람들 등 우리나라의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 배경들이 인상적이다. 이국적인 느낌도 드는데 연출할 때 배경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A. 윤성현 감독 : 지옥과 같은 세계관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빈민가들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고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오고 싶었다. 제가 어렸을 때 IMF 때 겪었던 시대인데 어려운 시기를 겪은 경험들이 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으면 했다.

Q. 디스토피아 장르물은 세계관을 관객에게 설득, 납득시키는 게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점에 있어 어떤 고심을 하셨는지 궁금하다.

A. 윤성현 감독 : 공간이 설득력 있어야지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는 이야기다. 동화적으로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처럼 만화적 공감각을 펼쳐볼 수 있지만 리얼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 공간이 미술이나 CG를 통해서 설득력 있게 보였으면 한다. 그 공간이 가진 특징, 의미를 녹아내 공간적인 리얼리티를 확보하려고 했다.

Q. ‘사냥의 시간이 코로나19 여파+제작사와 해외 세일즈와의 계약 문제 등으로 인해 여러 차례 개봉이 연기되고 개봉됐는데.

A. 윤성현 감독 :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게 됐고, 무엇보다 전 감사하게 생각했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접할 수 있게 됐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고, 개봉 전 설렘, 불안감 등이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윤성현 감독이 영화 ‘사냥의 시간에 대한 모든 것을 털어놨다. 사진=넷플릭스

Q. 영화관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공개, 어떤 생각이 드나.

A. 윤성현 감독 : 현재 극장 환경에서 OTT 환경으로 변화되는 과정 속에서 들어가게 되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

Q. 영화 안에서 차진 욕설 대사들이 많이 나온다. 시나리오에 쓰인 건지 배우들의 애드리브인건지 궁금하다.

A. 윤성현 감독 : 시나리오는 그 정도로 욕설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캐릭터를 구축해나가면서 그들이 자란 배경을 나가면서 만들어진 대사들이다. 각 배우들이 만들어놓은 거다. 의도된 것보다 그들의 배경으로부터 역사성을 가지고 나면서 각 캐릭터만의 화법이 생겨낸 것 같다.

Q. 영화 안에는 여러 장르가 포함되어 있는데.

A. 윤성현 감독 : 이 이야기 안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장르로 풀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장르로 풀고 싶은 건 지옥도를 그리고 싶은데 그 과정에서 범죄의 장르를 선택했다. 아이들의 관계, 구성원, 어느 순간 서스펜스로 전환이 된다. 그런 변화 속 마지막에는 총격신이나 장면은 서부극들을 좋아했기에 투영해서 녹여내려고 했다. 장르들의 변화를 의도해서 만들었다. (긴장감을) 풀어졌다 조여졌다는 건 목적성에 따라서 달라졌던 것 같다.

Q. 영화관에서 듣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클 만큼 사운드가 대단했다.

A. 윤성현 감독 : 1막 범죄와 아이들 관계, 2막은 서스펜스 추격, 3막은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대결에서의 장면들은 총기 질감, 소리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만들어주신 사운드 디자인 해주신 스태프가 정말 노력해주셔서 그런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Q. 청년의 문제를 다룬 ‘파수꾼과 비슷하다는 평도 있는데.

A. 윤성현 감독 : ‘파수꾼 경우 대사가 전부다. 대사가 가득하고 감정이 현미경처럼 보고, 그 영화 목적 자체가 그렇다. 반면 ‘시간의 사냥은 장르와 서스펜스, 서스펜스에 집중하고 접근방식이 다른 영화다.

Q. 마지막 엔딩은 속편을 염두하고 만든 것이 아닌가.

A. 윤성현 감독 : 속편을 생각하고 만들지 않았다. 장르 영화지만 ‘헬조선으로부터 시작되다 보니까 감정적인 부분, 청년 세대들의 감정이 있다. 그런 주제 의식으로, 그런 차원에서 만든 엔딩이다. 속편을 찍기 위해 만든 건 아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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