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윤성현 감독, 이제훈→박해수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지옥 [M+인터뷰②]
입력 2020-04-26 14:11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이 이제훈, 최우식, 박정민, 안재홍, 박해수를 통해 그려낸 지옥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넷플릭스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이 불안정한 청춘을 통해 디스토피아를 그렸다. 충무로의 인기 배우 이제훈, 박정민, 안재홍, 최우식 그리고 박해수와 함께 그려낸 서스펜스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영화 ‘사냥의 시간에서 이제훈, 박정민, 안재홍, 최우식은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가는 청춘으로, 도박장의 돈을 훔쳐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은 채 위기를 맞게 된다.

윤성현 감독은 이제훈, 박정민, 안재홍, 최우식를 통해 무정부 사회와 같은 혼란 속 불안한 청춘들의 모습은 현실 사회를 투영해내 공감을 선사했고, 디스토피아 속 혼란을 통해 스릴감을 선사했다. 그가 ‘사냥의 시간 속 청춘들을 통해 그려낸 디스토피아에 대한 모든 것을 전했다.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 일문일답.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이 이제훈, 최우식, 박정민, 안재홍, 박해수를 통해 그려낸 지옥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넷플릭스

Q. ‘파수꾼 이후 이제훈 배우와 재회하게 됐다.

A. 윤성현 감독 : ‘파수꾼에서는 이제훈의 섬세하고 낙천적인 모습으로 유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냥의 시간에서는 좀 더 낙천적인 이야기를 하기에는 워낙에 장르와 서스펜스가 자리 잡고 있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초점 맞추지 않았고 남성적이고 (이제훈이) 보여주지 않았던 강렬한 모습, 얼굴들을 많이 가져가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Q. 한(박해수 분)은 굉장히 미스터리한 인물로 남겨졌다.

A. 윤성현 감독 : 한의 미스터리한 부분 역시 의도된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그 인물에 대해 잘 모르고, 이해할 수 없을 때 서스펜스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감정이 친숙하게 느껴지면 거기서 오면 생경함과 공포감이 사라질 거다. 의도적으로 신비화하고 장르자체로 표현되길 바랐던 인물이다.


Q. 윤성현 감독이 생각하기에는 한은 어떤 인물인가?

A. 윤성현 감독 : 감정을 배제하고 싶었다. 감정을 구체화 시키고 이 사람 이해가능한 감정으로 구체화 하면 공포심이나 미스터리한 형태들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의도적으로 감정들을 최소화 시켜서 그 인물이 가진 특징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인물이 가진 장르적 상징성에 초점을 맞췄다. 절대적인 인물로 보여주고 싶었다. 사이코패스 킬러가 아니라 그의 손아귀 안에서 사람들을 가지고 노는, 지배하는 존재로 보여줬으면 했다. 인간적인 면모보다는 신적인 영역을 보여주고 싶었다.

Q. 제 3자로 인해 극한 상황이 마무리 되는 것에 대한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A. 윤성현 감독 : 이 장면 또한 은유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한이라는 인물이 다양한 형태로 투영될 수 있을 것 같다. 시스템일 수도 있고, 그 요소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향성이라고 볼 수 있다. 준석이라는 인물 벗어나고 탈출하는 것에 목적을 뒀고, 애초에 싸우려고 했던 인물이 아니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영화 속에서 한이라는 인물을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순간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건 운이라고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보는 입장에 따라 힘 빠지게 볼 수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Q.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설정, 하지만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의 모습은 그렇지 않지 않나.

A. 윤성현 감독 : 아무래도 영화다 보니까 영화적 표현 방식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적 표현 방식으로 그들을 망가트려 놓으면 망가진 모습에서 오는 감정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영화를 만들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 아픔, 감정에 온전히 집중하기보다 범죄 서스펜스가 중심이 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할애하지 않았다. 다만 공간이 가진 힘겨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이 이제훈, 최우식, 박정민, 안재홍, 박해수를 통해 그려낸 지옥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넷플릭스

Q. 박정민(상수 역)의 비중이 생각보다 짧았다.

A. 윤성현 감독 : 상수 비중이 원래 그 정도였다. 박정민 배우한테 보여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 때 하고 싶다고 해 하게 됐다.

Q. 가장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

A. 윤성현 감독 : 준석(이제훈 분)과 한(박해수 분)이 얼굴을 마주한 장면이었다. 총을 겨누고 내렸을 때 그 감정, 준석의 터질 듯한 감정들이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대사 위주의 이야기면 상상하면서 보면되는데 지문 위주의 시나리오다 보니까 한계가 있었기에 영화적 형태로 보여줬을 때 잘 보인 영화 같다.

Q. 많은 나라 중 준석이가 가고 싶은 나라로 왜 하와이로 택했는가.

A. 윤성현 감독 : 이 이야기를 처음 썼을 때 주변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썼다.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썼다. 그런 기반 속에서 만들어졌는데 탈출하고 또 다른 곳을 가고 싶어 하는 감정들이 있었다. 단순하지만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그걸 공간으로 표현했다. 지옥으로 벗어나 천국이라는 것을 선택했지만 수많은 희생을 따른 후 행복해질 수 있을까 라고 깨닫는 그런 공간들, 감정적인 영역으로 (하와이를) 설정해뒀다.

Q. 세 친구들을 통해 어떤 감정들을 전달하고 싶었나.

A. 윤성현 감독 : 지옥으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또한 헬조선 속에서 황폐한 공간, 화폐 가치 추락, 총기 등을 영화 내에서 부각시키고 싶었다. 지옥도를 그리는데 중요한 장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총기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제가 여행 중 남미를 걸으면서 화폐가치 추락한 상황을 겪었다. 달러를 환전해서 가면 달러로 환전이 안 된다. 환전을 하면 그곳에서 다 써야한다. 가지고 나갈 수 없으니까 독특한 환경 속에 있었다. 저 멀리서 총기 소리가 들리고 그런 요소들을 가지고 막판에 장르적인 장치를 가지고 오면 좋을 것 같았다.

Q. 차가작을 생각해 둔 게 있나.

A. 윤성현 감독 : ‘파수꾼은 드라마적인 이야기고, 저는 드라마를 좋아하고 그것에 초점에 맞춰서 풀었다. 반면 ‘시간의 사냥은 형태적이고 장르적으로 단순하게 밀어붙이는 목적으로 만든 거라 쉽지 않았다. 제가 해오던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서 제가 익숙하고 좀 더 주특기인, 감정을 다룬 영화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드라마 장르, 감정에 초점에 맞춘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