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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근, 반년 전엔 상상하지 못한 ‘83순위’의 반란
입력 2020-04-26 12:48 
정보근은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83순위의 반란이 펼쳐질까.
롯데 자이언츠는 4년 연속 개막전 포수 얼굴이 바뀐다. 안방마님 오디션의 경쟁률은 3대1. 세 번의 연습경기만 남은 가운데 점점 격차가 나고 있다.
강민호가 2017년 말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고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뒤 나원탁과 안중열이 각각 2018년과 2019년 개막전 주전 포수로 나섰다. 나종덕은 2경기 모두 교체로 뛰었다.
하지만 셋 다 현재 거인 군단 1군에 없다. 나원탁과 안중열은 군 복무 중이며 나종덕은 왼 팔목 유구골 골절 수술 후 2군에서 투수를 겸업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장시환을 내주고 영입한 지성준이 주전 포수로 꼽혔으나 가장 앞서고 있는 건 ‘3년차 정보근이다.
연봉은 2900만 원. 경쟁자 중 경험은 가장 적다. 지난해 9월 1일, 확대 엔트리 시행으로 처음 1군에 올라온 그는 KBO리그 통산 15경기밖에 뛰지 않았다. 지성준(167경기)과 김준태(142경기)도 1군 경험이 풍부하지 않지만, 정보근보다는 많은 편이다.
그러나 정보근은 안정감을 바탕으로 개막전 포수에 가까워지고 있다.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다. 21일 서준원(5이닝 무실점), 23일 스트레일리(4이닝 3실점), 24일 박세웅(5이닝 2실점) 등 선발투수와 차례로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롯데는 연습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정보근이 포수 마스크를 끼는 동안 와르르 무너진 적이 없었다. 행크 콩거 배터리코치는 포수 자원 3명 중 정보근이 가장 좋다고 평가했다.
다만 타격이 걸림돌이다. 정보근은 7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다. 4사구도 없다. 수비보다 공격이 약하다. 지난해 KBO리그 타율도 0.125(32타수 4안타)에 그쳤다. 삼진 아웃이 10개였고 병살타도 2개나 쳤다.
지성준과는 대조적이다. 지성준은 연습경기 타율 0.800(5타수 4안타)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그러나 ‘타자로서 보여줄 따름이다. 포수로 뛴 건 1경기뿐으로 3이닝밖에 안 됐다.
허문회 감독과 콩거 코치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포수는 안정감이 중요시되는 포지션이다. 정보근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정보근은 2018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83순위로 롯데에 지명됐다. 계약금은 3000만 원. 지난해 1군 엔트리 등록과 함께 정식 선수가 됐다. 불과 반년 전의 일이다. 미래를 위한 준비였다. 그 미래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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