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음식점 천장 위 환기구 잘못하면 '화르르'…규정 마련 시급
입력 2020-04-25 19:30  | 수정 2020-04-25 20:21
【 앵커멘트 】
식당에서 고기를 굽거나 요리를 할 때 연기를 빼내는 환기 배관이 있죠.
겉으로 볼 때는 불에 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달랐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치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작은 식당에 불이 났습니다.

불씨가 환기구 기름때에 옮겨 붙으며 화재가 났는데, 불을 꺼보니 아래보다 천장 위가 모두 새카맣게 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실험을 해봤습니다.

조리기구에 불이 붙자 바로 위 후드는 불에 타지 않지만, 불과 3분 만에 배관이 활활 타기 시작합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이처럼 불에 타기 쉬운 소재로 된 배관인데, 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천장 안쪽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인터뷰 : 박석호 / 전남 화순소방서 화재조사관
- "실제 상황에서는 기름때가 많이 끼어 있는 상황에서는 천 덕트(배관)를 타고 처음부터 끝까지 순식간에 (불이)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을…."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재질을 써야 한다는 규정 자체가 아예 없어 식당 허가를 받을 때 천장 안까지 살펴보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더 큰 문제는 스프링클러보다 위에 있다보니 불이 나면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은숙 / 음식점 운영
- "그렇죠. 잠깐 한눈판 사이에 그럴 수 있죠. 야채를 가지러 간 사이에 불이 확 올라가니까…."

최근 4년간 음식점 화재 건수는 해마다 2천여 건 이상 발생해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법의 사각지대 속에 음식점 천장 위가 화재 위험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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