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종필 수백억 부당이득 환수해도…투자자 손실 채우기에는 `역부족`
입력 2020-04-24 17:45 
◆ 라임수사 급물살 ◆
라임 사태의 두 핵심 인물이 경찰에 체포됐지만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 복구는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두 사람의 검거로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한 수사는 진행되더라도 환매 연기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는 이미 손실이 거의 확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실기업 투자와 횡령·배임으로 손해를 본 금액도 단기간엔 보상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모펀드 금액은 사모사채에 투자한 플루토 FI D-1호 펀드 9391억원, 메자닌에 투자한 테티스 2호 2963억원, 무역금융펀드인 플루토 TF-1호 2408억원, 크레딧인슈어드 1호 2464억원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이 가운데 토털리턴스왑(TRS) 부채를 차감한 플루토 FI D-1호 4075억원, 테티스 2호 펀드 1332억원에 대해 다음달부터 14회에 걸쳐 투자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이미 모펀드 규모가 반 토막 난 상황이며 TRS 비율에 따라 원금이 전액 손실 나는 펀드도 6개가량이다. 그나마 플루토 FI D-1호 펀드와 테티스 2호는 회수율이 40~50%가량 되지만 무역금융펀드인 플루토 TF-1호와 무역채권에 신용 보강을 한 크레딧인슈어드 펀드는 아직 삼일회계법인에서 회수율조차 산출하지 못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애초 투자했던 해외 헤지펀드 자산을 싱가포르 로디움에 넘기고 받은 약속어음(P-note) 5억달러를 약속한 기일에 제대로 상환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은 했지만 양측 간 계약의 법적 효력 등 따져야 하는 부분이 많은 것이다.
현재 라임자산운용은 플루토 FI D-1호 펀드와 테티스 2호 펀드의 회수율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회수율을 크게 올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당초 삼일회계법인이 가장 낙관적인 경우의 회수율로 제시한 수치가 플루토 FI D-1호 펀드는 68.2%, 테티스 2호는 78.5%였다. 그러나 라임이 투자한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나 담보가치 하락 등을 감안하면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체포된 것과는 별개로 라임자산운용이 지난주 판매사들에 고지한 환매 금액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전 부사장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한 수사로 라임 펀드의 불건전 운용 사례나 사익 추구, 비정상적 펀드 설계 등이 추가로 드러날 수 있지만 이미 지난 2월 초 금융감독원에서도 이에 관한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전 부사장을 비롯해 라임 임직원들이 직무상 얻은 정보를 활용해 임직원 전용 펀드를 만들어 수백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했지만 이를 전액 환수할 수 있더라도 현재 라임 환매 연기 펀드의 손실분 1조7000억원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라임자산운용의 자기자본 역시 300억원대라 손실 보전 능력이 없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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