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육군 전방 부대 병사들, 카톡으로 '3급 비밀' 암구호 공유
입력 2020-04-23 20:22  | 수정 2020-04-30 21:05

육군 전방 부대에서 병사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3급 비밀인 암구호(피아 식별을 위해 정해 놓은 말)를 공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국방보안업무훈령에 따라 3급 비밀로 규정된 암구호는 단어 형식으로 매일 변경되고, 전화로도 전파할 수 없습니다.

유출되면 즉시 폐기되고 새 암구호가 만들어질 정도로 보안성이 강조됩니다.

초병이 '문어'(問語)를 말하면 대상자는 '답어'(答語)를 답하는 방식으로 피아 식별을 합니다.


23일 육군에 따르면 강원도 화천의 모 부대 이모(21) 일병은 2월 2일 외박 복귀 전 동기생활관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당일 암구호 답어를 문의했고, 동기 1명이 답어를 알려줬습니다.

이 일병이 2월 2일 오후 8시 50분께 위병소를 통과할 때 암구호 답어를 말하자 위병소 근무자가 이를 수상히 여겨 상부에 보고했습니다.

이에 안보 지원부대는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해당 단체 카톡방 인원을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당일 암구호 답어 유출 외 다른 보안 유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일병은 암구호가 3급 비밀인지 알지 못했고 위병소를 쉽게 통과하기 위해 암구호를 물어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일 암구호를 알지 못하는 외박자나 휴가자는 별도의 출입 절차를 통해 위병소를 통과해야 합니다.

해당 부대는 '병 휴대전화 사용위반 행위 징계 처리 지시'에 따라 이 일병 등 2명에게 근신 15일 처벌을 내렸습니다.

2월 28일 개정된 규정은 보안 유출 사례에 대해 강등이나 영창 등의 징계를 하도록 했지만, 사건이 개정 전인 2월 2일 발생해 근신 처벌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사 휴대전화 일과 후 사용이 허용되면서 디지털 성범죄, 기밀 유출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병사들이 영내에서 임의로 휴대전화 보안스티커를 제거하고, 사진을 촬영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거나 충전을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국방망 PC에 연결한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