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덩치 큰 딜라이브·알짜 HCN…유료방송 누구품에
입력 2020-04-23 17:45 
◆ 레이더 M ◆
지난해 CJ헬로와 티브로드 매각에 이어 올해도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딜라이브와 현대HCN, CMB 등 3곳의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가입자 수와 가입자당 매출은 딜라이브가, 수익성·재무안정성 측면은 현대HCN이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 최대주주·채권단은 조만간 외국계 증권사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매각이 공식화된 현대HCN에 이어 CMB 역시 잠재 매물로 떠오르면서 3개 매물을 두고 인수 후보자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KT를 필두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등 통신 3사가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3개 매물 중 가입자 수에서는 딜라이브가 가장 앞서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딜라이브와 CMB, 현대HCN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각각 6.1%(201만명), 4.7%(156만명), 4.1%(134만명)다. 업계 1~3위인 KT(31.3%), LG(24.7%), SK(24%) 간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아 누가 인수에 나서더라도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다.
가입자를 통한 현금창출력은 딜라이브와 현대HCN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월간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딜라이브 8369원, CMB 3208원, 현대HCN 7125원이다. 지난해 매출 역시 딜라이브 4356억원, CMB 1444억원, 현대HCN 2698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현대HCN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딜라이브 영업이익은 321억원, CMB 132억원, 현대HCN은 397억원이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 비율도 현대HCN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현대HCN의 부채 비율은 9.4%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출은 딜라이브에 뒤처지지만 실속 면에서는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CMB는 부채 비율이 41.1%로 준수한 수준이며 딜라이브는 192%로 다소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비정량적 요소로는 딜라이브의 경우 대주주가 MBK파트너스 등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지만 이사회 등 주요 주체인 채권단이 매각 작업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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