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오거돈 사퇴에 정치권 술렁…여 "몰랐다", 통합당 "시점조율 의혹"
입력 2020-04-23 17:22  | 수정 2020-04-30 18:05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성추행 사건으로 전격 사퇴하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 시장이 총선 이후로 사퇴를 미룬 정황이 밝혀지자 미래통합당은 여권이 조직적으로 이를 조율했다는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정치권의 진실공방으로 불이 옮겨붙을 조짐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오 시장 사퇴 후 "머리숙여 사과한다"는 입장과 함께 제명 방침을 밝혔습니다.

지도부를 포함해 대부분의 인사가 관련 내용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통합당은 "파렴치를 넘어 끔찍하기까지 하다"고 공세에 나섰습니다.

특히 청와대와 여권이 일부러 오 시장의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조율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오 시장 사퇴 회견 3시간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임기 중 사퇴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윤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성추행 등 성 비위와 관련한 사건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을 지켜왔다"며 "오 시장의 경우에도 이런 원칙 아래 즉각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에게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퇴는) 당과 상의해서 이뤄진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고 '사퇴 시점이 총선 이후인 것에 당 차원의 개입이 전혀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확언했습니다.

민주당은 오 시장의 사퇴에 사죄하면서도 '당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강하게 선을 긋고 있습니다.

총선 영향을 우려해 당이 나서 사건을 묻어온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입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진짜 까마득하게 몰랐다. 발표가 나기 전에야 알았다"며 "총선 전 만약 알았더라면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을 했겠지만 그런 고민조차 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파문을 시작으로 잇달아 불거진 성추문 논란이 다시 소환되면서, 총선국면을 거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당 지지도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야권은 오 시장에 대한 비난은 물론, 민주당 차원의 개입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통합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여성 인권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민주당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성 관련 문제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라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정봉주 전 의원, 김남국 당선인 관련 논란을 거론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성추행 이후 오 시장의 행보는 파렴치를 넘어 끔찍하기까지 하다"며 "주변 사람을 동원해 회유를 시도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통합당은 청문회와 국정조사, 검찰 수사도 거론했습니다.

통합당 정오규 서구·동구 전 당협위원장은 "성추행 시기가 '4월 초'라면 21대 총선이 들어갈 무렵"이라며 "선거를 위해서 숨기고 있었는지, 청와대와 여권에서도 알고 있었는지 시기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전 위원장은 "총선 승리를 위해 청와대와 여권의 권력층이 이 사건에 관여했거나 묵인했는지, 본인이 스스로 한 것인지, 청문회 또는 국정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피해자 고소와 관계없이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하고 오 시장은 법정에 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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