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사 오지마"…일본 코로나19 확산 속 의료종사자 '곤혹'
입력 2020-04-23 15:45  | 수정 2020-04-30 16:05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의료 종사자 등을 향한 차별이나 괴롭힘 등이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오늘(23일) 사설에서 코로나19 확산과 더불어 과도한 반응이나 차별적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하고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집단 감염이 발생한 도쿄(東京) 소재 에이주소고(永壽總合)병원에 근무하는 한 여성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보육원으로부터 딸을 보내지 말라는 요청을 받는 등 의료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가 감염된 효고(兵庫)현의 한 의료기관 직원은 전근 발령에 따라 이사를 하려고 했으나 이사업자로부터 거절당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병원의 침대 시트나 베겟잇의 교환 요청을 업체가 거절하는 사례도 있다고 일본의사회는 밝혔습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달 초 에히메(愛媛)현의 한 초등학교는 코로나19 환자가 확산하는 지역을 왕래하는 트럭 운전사의 아이에게 등교하지 말고 집에 머물라고 요청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아카바 가즈요시(赤羽一嘉) 국토교통상이 "큰 분노를 느낀다"고 기자회견에서 유감을 표명했고 문부과학성은 사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의 가족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을 방지하라고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교육위원회에 통지했습니다.

거짓 정보로 피해를 보는 이들도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말 이바라키(茨城)현 가미스(神栖)시의 한 음식점에 관해 '감염자가 가게에 들러 휴업했다'는 거짓 정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됐으며 '종업원도 감염됐다', '보건소가 소독하러 왔다'는 등의 소문이 확산했습니다.

하지만 일련의 정보는 사실이 아니었으나 이 음식점에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고 예약 취소가 이어졌다고 닛케이는 전했습니다.

요미우리는 "비방과 중상이 이어지면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려고 하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과격한 언동은 사회 불안을 부추기는 결과밖에 낳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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