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오거돈, 3전 4기 신화서 한순간에 불명예 하차
입력 2020-04-23 15:24 

성추행으로 불명예 사퇴한 오거돈 부산시장은 젊은 시절엔 승승장구 했지만, 인생 후반기 여정이 순탄치 않았다.
1948년 부산시 중구에서 대한제강 설립자 오우영 씨의 10형제 중 넷째로 태어난 오 시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74년 부산시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첫 발령지인 부산을 잠시 떠나 대통령 정책보좌관실, 내무부 국민운동지원과장 등을 거쳐 1992년 다시 부산시 재무국장으로 부임한 뒤 줄곧 부산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오 시장은 기획관리실장, 정무부시장, 행정부시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4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안상영 전 시장이 구치소에서 자살하면서 오 시장은 부산시장 권한대행 자리에까지 올랐다. 오 시장은 말을 더듬는 핸디캡이 있었지만 특유의 유머러스한 입담과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시청 내부에서는 좋은 평을 받았다.
그가 정치권에 발을 처음 내디딘 것은 2004년 6·5 재보선이다. 열린우리당의 러브콜을 받아 2004년 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허남식 전 시장에 밀려 낙선했다. 이후 두 차례 더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허남식과 서병수 시장에게 연이어 패배했다. 오 시장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다. 장관 이후에는 한국해양대와 부산 동명대 총장을 역임하면서 지역에서 교육 활동을 했다.
동명대 총장 시절인 2018년 오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으며 다시 정계로 돌아왔다. 민주당 복당을 선언한 그는 2018년 6월 55.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시장 권한대행 이후 14년 만에 부산시청으로 돌아왔다. 3전 4기 도전 끝에 부산시장 자리를 꿰찬 것이다. 당시 그의 당선은 1995년 처음 시작한 민선 1기 지방선거 이래 23년 만에, 그 이전 보수정권의 임명직 단체장 시절을 합하면 30여년 만에 부산지방 권력이 보수에서 진보로 교체된 것이라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장 취임 이후 김해공항 확장을 반대하고 제대로 된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하는데 역량을 집중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시장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