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DMC는 상암동에, DMC아파트는 경기도에?
입력 2020-04-23 15:23 
목동 센트럴 아이파크 전경 [사진 제공 = 현대산업개발]

주부 최모씨(41)는 '더샵 광교산더퍼스트파크' 청약을 알아보다 혼란에 빠졌다. 아파트명에 '광교산'이 있어 내 집 뒷마당처럼 즐길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지도를 찾아보고 이내 실망했다. 광교산 입구까지는 2~3㎞ 떨어져있어 30분은 걸어야 도달하는 거리였다. 최씨는 "광교산 바로 앞 아파트를 기대했는데 광교산 수혜를 직접 받는 아파트라 볼수 없다. 저 정도 거리가 광교산 아파트라면 장안구 연무동, 팔달구 우만동 모든 아파트가 광교산 아파트라 해도 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또다른 청약 대기자도 동일한 아파트를 보고 "수원 영통구 광교더샵과 이름이 비슷해 광교신도시 아파트인줄 알았는데 수원 부촌 '광교' 생활권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명 자체가 사람들에게 주는 인식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요즘 아파트단지들은 인기지명을 꼭 이름에 포함시키려고 한다"며 "청약 수요자들은 단지명에 특정 지명이 들어가있더라도 꼭 지도를 보고 해당 아파트가 어디인지 확인해야한다"고 조언했다.
21일 분양한 호반써밋 목동도 단지명에 '목동'이 들어있지만 실제 행정동은 신정동이다. 서울 양천구 신정3동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신정네거리역을 사이에 두고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와 대로변 하나 차이 거리다. 목동 생활권을 누린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단지명에 '목동'이 들어있지만 인근 목동 주민들은 "이 근처 아파트들이 이름에 '목동'을 넣어 '목동'학군을 강조하지만, 진짜 목동은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신정네거리역 기준) 동쪽 일대다. 배정되는 학교가 달라 잘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들이 '목동'이름을 넣어 개명한 사례도 있다. 신정뉴타운 아이파크위브는 '목동 센트럴 아이파크위브'로 개명한것처럼 신월동 신정뉴타운 일대 아파트들도 단지명에 목동을 넣는 '명의변경'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목동이 들어가야 '학군지' 효과와 깨끗한 인프라가 갖춰졌다 강조할 수 있어 '목동' 개명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음달 분양하는 공공택지 덕은지구 DMC리버파크자이·DMC리버포레자이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속하지만 아파트명에 상암동 'DMC'를 넣었다. 상암까지 2.5~3㎞로 DMC 배후주거지 가치를 부각하기 위함이다. 지리적으로는 상암동과 가깝지만 직접적으로 DMC단지라 할수는 없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DMC 이름을 넣어 상암동 DMC 수준의 프리미엄을 강조하기 위해서 아니겠댜"며 "아파트명에 DMC가 들어가도 사실상 경기도여서 청약 실수요자들은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동네나 지명 이름이 들어갈 때 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가격 형성에도 도움된다는 판단에 따라 구축 아파트들도 아파트 이름을 바꾸고 있다. '행당 삼부아파트'는 '서울숲 삼부아파트'로, '장안 태영 데시앙'은 '동대문 더퍼스트 데시앙'으로 탈바꿈했다.
기존 아파트들은 이름을 바꾸려면 소유자 75% 이상이 참여해 집회 결의를 하거나 80% 이상이 서면 동의해야 한다. 시공사가 해당 단지 아파트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어 변경허가 사용승낙서도 받아야 한다. 이미 상표권이 등록된 명칭으로는 바꿀 수 없다.
[이선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