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뇌물수수` 유재수→`미투` 오거돈…추락하는 부산시 공직기강
입력 2020-04-23 11:45  | 수정 2020-04-30 12:07

부산시의 공직기강이 시간이 흐를수록 추락하는 모양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의혹에 휘말리자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적으로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지난 22일에는 검찰이 '뇌물수수' 혐의로 결심공판에 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게 "전형적인 탐관오리의 모습을 보였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18년 6월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부산시장직을 수행하게 됐고, 유 전 부시장 역시 그해 7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부시장직을 수행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과정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며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러한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 여러분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 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사퇴를 선언했다.
시민단체에서는 오 시장이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되자 그의 성인지 감수성에 우려를 표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2018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부산에서는 민주당의 후보가 처음으로 당선됐다"며 "하지만 오 시장이 보여준 모습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변화를 말하기에 무색할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시는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여 피해자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2차 가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 시장을 배출한 민주당에서는 미투 사건이 앞서 수차례 불거졌다. 민병두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미투(성범죄 피해 사실 폭로)' 논란으로 지난 4·15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 공천을 받지 못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역시 그해 3월 미투 논란에 휘말려 도지사직을 내려놓아야 했다.
[디지털뉴스국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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