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곰팡이 마스크`로 궁지 몰린 아베…아사히 기자에 "당신네도 천마스크 팔지 않냐"
입력 2020-04-23 11:33 
아베 신조 총리가 17일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마스크. 제조사인 오츠케오리에선 장인들이 수작업을 통해 만든 고급마스크로 2장에 3300엔에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 오츠케오리]

전국민 상대로 배포하는 천마스크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불필요한 발언으로 또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오사카현 이즈미오오츠시의 미나미데 겐이치 시장이 22일 아베 총리 보좌관을 만나 지역내 기업인 오츠케오리사에서 제조한 마스크를 전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당 마스크를 언급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다.
아베 총리의 해당 마스크 언급은 아사히신문 기자가 천마스크는 감염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점 등을 지적하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아베 총리는 "아사히신문에서도 천마스크를 2장에 3300엔에 판매하고 있다"며 "(천마스크를 선호하는) 다양한 수요가 있을 수 있다"며 맞받아쳤다. 아베 총리의 반응엔 아사히신문과의 악연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사히신문은 사학스캔들, 벚꽃스캔들 등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주도해왔다.
곰팡이 핀 아베 마스크
아베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해당 마스크 생산 업체가 발칵 뒤집혔다.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된 정부의 마스크와 비교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해당 마스크는 이즈미오오츠시의 오츠케오리사가 제작한 수제 마스크로 아사히신문의 통신판매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아베의 마스크'에 빗대어 '아사히의 마스크'로 불리기도 한다.
23일 관저를 방문한 미나미데 시장도 기자들을 만나 "총리의 발언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총리의 발언으로) 현장의 의욕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날 시장을 만난 기하라 미노루 총리보좌관은 "3300엔이 비싸다가 아니라 일본의 기술이 집결된 가치있는 물건이라고 알고 있다"며 같이 잘해보자는 취지였다며 해명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미나미데 시장은 "우리는 마스크 부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불편함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마스크대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일본 정부는 전 세대를 대상으로 천마스크 2매를 우편 배송하고 있다. 이미 배송이 이뤄진 임산부용 마스크는 물론 일반세대에 배포된 마스크에서도 머리카락과 벌레 등 이물질이 나온 것을 비롯해 곰팡이가 발견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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