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동 원조는 칼국수?…日 "15세기 조선통신사 통해 전해져"
입력 2020-04-23 10:39 
오카하라 회장

우동의 원조가 중국이란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일본에서 한반도가 기원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누키우동으로 유명한 가가와현에서 제면기기 생산업체인 사누키면기를 경영하는 오카하라 유지 회장이 올 1월 내놓은 책(불역유행)을 통해 한반도 유래설을 주장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우동의 유래와 관련해 일본에선 가가와현 출신 승려 구가이(空海)가 중국에서 제조법을 배워왔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오카하라 회장은 구가이가 활동했던 헤이안시대(8~12세기) 초기엔 우동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금과 밀가루가 일본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엔 쌀을 주로 먹었으며 밀가루 등을 활용한 음식 등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오카하라 회장은 우동이 무로마치시대(1336~1573년)에 일본에 파견된 조선통신사를 통해 전해진 칼국수에서 유래했다는 설에 주목했다.
오카하라 회장의 저서.
오카하라 회장은 "(조선통신사가 왔던 시기에) 일본에도 맷돌이 퍼지기 시작했다"며 "칼국수가 우동의 원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맷돌이 일본에 전해진 후에 밀가루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칼국수의 제조법은 소금을 사용하지 않는 가가와현 향토요리인 우치고미우동과 동일하다.
조선통신사는 1420년부터 일본에 파견됐다. 오카하라 회장은 "우동을 구가이의 공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근거가 빈약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에서 태어난 면이 한국에서 정착된 후 무로마치 시대에 일본에 전해졌을 것"이라며 "면에 소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탄력이 강한 사누키 우동이 된 것이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소금 양산이 시작된 에도시대(1603~1868년)에 우동 역시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것이 오카하라 회장의 결론이다. 당시 가가와현의 신사 참배를 위해 일본 전역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현지에서 우동을 먹어본 후 전국으로 전파시켰을 것이란 얘기다. 가가와현은 일본에서 우동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곳이다. 일본내에서도 인당 우동 소비량이 가장 많고 가가와현 곳곳에 퍼져있는 우동가게를 방문하는 투어가 국내외 여행객들 사이에 인기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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