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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예은) “신보 ‘1719’, 내 안에 박힌 유리 빼기 위한 작업” [M+인터뷰①]
입력 2020-04-23 08:00 
핫펠트(예은)이 신보 ‘1719’ 안에 담아낸 이야기를 낱낱이 풀어놨다. 사진=아메바컬쳐
핫펠트(예은)이 누구도 열어볼 수 없었던, 자신조차 가누기 힘겨웠던 마음을 열었다. 두려웠던 지난 3년을 뒤로하고 밝은 빛을 좇아온 오늘, 그는 새로운 삶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핫펠트는 23일 오후 6시 첫 정규앨범 ‘1719를 발매한다. 이번 앨범에는 ‘Satellite ‘Sweet Sensation(스윗 센세이션)(Feat.SOLE)을 더블 타이틀을 포함해 총 14곡이 수록되어 있다.

예은이 첫 선보이는 정규앨범 '1719', 앨범명을 언뜻 보기에도 그 안에는 많은 의미가 담아있을 것 같아 보였다. 역시나 그 안에는 핫펠트의 감정, 생각, 크게는 삶이 녹아 있었다.

2017년부터 앨범을 준비했다. 2017년도에 곡 작업을 시작했지만 방황하기도 했고, 음악적 정리가 완벽하게 안됐던 것 같다. 정규를 할 만한 역량이 부족했고, 2018년, 2019년 지나다 보니 생각이 정리하고 음악이 다듬어지면서 정규가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앨범명에서 말하는 ‘1719는 2017년부터 2019년이라는 현실적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하고, 해지는 시간을 말하기도 한다. 저는 오후 5시부터 7시 해가 넘어가면서 꺼지는 시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제 시간도 비슷한 것 같더라. 더 넓게 보게 되고 세상을 멀리 앞만 보는 게 아니라 주변도 돌아보게 되고 감성적인 시간도 있고, 다가오는 어른이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한 편으로는 깜깜하고 어두운 시간이기도 했는데 별은 밤에만 볼 수 있지 않나. 저한테는 변화하는 계기가 된 시간이었다.”
핫펠트(예은)이 신보 ‘1719 안에 담아낸 이야기를 낱낱이 풀어놨다. 사진=아메바컬쳐

핫펠트는 보다 자신의 음악을 대중이 느낄 수 있도록 잠겨 있던 본인의 이야기를 문체로 풀어낸 책 ‘1719(부제 :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를 한정 수량으로 발간한다.

핫펠트는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앨범을 작업한 만큼 보다 진솔하게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가족, 사랑, 이별 등 그동안 구체적으로 들려주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책 속의 각 챕터에 가감 없이 담아냈다.

비록 작은 틈으로 엿보는 우린, 핫펠트가 느낀 감정을 100% 느낄 수 없었지만 그가 다시 세상에 발을 딛고 있기까지 많은 용기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가 생각하면서 느꼈던 건 속으로 생각을 할 때와 말로 뱉었을 때 달라지더라. 뱉을 때 감정이 증폭되지만 엉켜있던 것들이 제대로 풀어졌다. 그런 경험을 하면서 글쓰면서 1차적으로 치료 개념이었고, 2차적으로는 제 이야기를 주변에 많이 나누면서 저와 비슷하지만 다른 경험한 분들이 있어 공감을 하면서 치유되는 부분들이 생기더라. 제 글을 통해서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솔직하게 털어놓게 됐다.”

핫펠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에는 그동안 입밖에 꺼내기 힘든 일들이 더러 있었다. 예를 들면 친부의 성범죄 이력, 친부 향한 분노와 원망, 죽고 싶었던 순간 등 가슴에 피멍들었던 순간들을 풀어놨다.

입 밖으로 꺼내기까지 무수한 생각이 오갔을 지난날. 그럼에도 그가 용기를 내 대중 앞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

(입 밖으로 꺼내기까지) 두렵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쓰면서도 이 책을 내는 게 맞을까라는 고민도 했다. 책의 내용들이 음악과 페어링 됐다. 음악들이 배경 스토리 같은 거다. 음악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게 있었다. 3년 동안 책 발간 여부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발매해야지 제 안에 박혀있는 유리를 빼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치유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토리와 함께 내고 싶었다.”
핫펠트(예은)이 신보 ‘1719 안에 담아낸 이야기를 낱낱이 풀어놨다. 사진=아메바컬쳐

지난 10년 원더걸스 활동으로 가려졌던 어두운 모습. 그는 더 이상 숨기기보다는 어두운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밖으로 표출해냈다. '1917'이 아마 핫펠트의 그 첫 발이었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일단 제 삶에 변화가 많은 시기였다. 원더걸스도 공식적으로 해체되고 JYP에 몸을 담았다가 아메바컬쳐로 옮기는 시기였고, 안 해보던 것들을 많이 해봤다. 저는 항상 성공을 추구하면서 살아왔다. 그것에 있어서 회의감도 들었고, 나쁜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 3년 동안 가장 많이 한 생각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생각과 제가 겪어나가는 것들을 풀어나가고 싶었다. 풀어나가는 게 죽지 않기 위해서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넘어질 때 쓰러질 때 잡아준 사람이 있고, 그 과정이 나오는 것 같다.”

몇십년 동안 느꼈던 최악의 순간과 최고의 순간을 악보에 그려낸 핫펠트. 그는 멈췄던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하며 인생의 새 페이지를 써애려갈 준비를 끝마쳤다.

저는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밝은 모습을 바깥에 두고 안에 분노 우울함을 뭉쳐놨다. 그게 비쳐나오는 시기였다. 그것을 완전히 드러내기로 한거다. 밖으로 나오다보면 밝음과 어둠이 섞이지 않을까 싶다. 얼룩말 챕터가 밝음과 어둠을 다루고 있는데 어떤 한 부분이 나라고 생각하지 않고, 1719가 가진 정서는 전체적으로 밝음과 어둠이 있다. 이번 앨범이 나오면 감정이 정리 될 것 같고 감정이 정리됐다. 앞으로 앨범이 더 가벼워질 수 있고 재미있어 질 것 같다. 저는 제가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거,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좀 더 재미있는 앨범을 하고 싶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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