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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인 출신 두 국회의원 당선자의 포부 [특별기고]
입력 2020-04-23 06:15  | 수정 2020-04-23 16:00
임오경 국회의원 당선인
임오경 학교 체육수업시간 충분히 보장할 터”
이용 체육 관련 정규직 일자리 늘리겠다”
4.15 총선에서 국대 선수출신 2명 당선…8년 만에 경사
황호동 이에리사 문대성은 모두 단임…4년 뒤 재선 여부 관심거리

[MK스포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권인 우리 학생들 체육수업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하고 싶다”(임오경·49·경기 광명시 갑·더불어민주당)체육 관련 직업은 대다수가 비정규직이다.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발의하겠다”(이용·42·미래한국당 비례대표).
4.15 총선에서 태극마크 대신 금배지를 달게 된 국가대표 선수 출신 정치 신인 임오경과 이용 당선인의 포부다. 둘은 모두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체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구파.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 2명이나 국회에 입성한 것은 2012년 19대 국회 이후 8년 만이다. 당시에는 1973년 유고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만리장성을 넘어 여자단체전 정상에 올랐던 이에리사(66 · 새누리당 비례대표)와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80kg 이상급 우승의 문대성(44·부산 사하구 갑·새누리당)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 1호 국회의원은 역도의 황호동(2010년 74세로 작고·신민당). 그는 1958년 도쿄, 1966년 방콕, 1974년 테헤란 등 세 차례 아시아경기 역도에서 모두 은메달을 땄다. 특히 1974년 아시아경기는 1973년 제9대 총선(전남 강진 완도 장흥 영암 선거구)에서 당선한 국회의원 신분으로, 불혹의 나이를 딛고 참가해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황호동, 이에리사, 문대성 등 3명의 국가대표 선수 출신 국회의원들은 현실의 높은 벽에 막혀 모두 재선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과연 새내기 임오경, 이용이 전문 체육인으로서 4년 뒤 22대 총선에서 어떤 결과물을 얻어낼지 관심거리다.
임오경, 영화 ‘우생순실제 모델
임오경은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의 감동 실화를 다룬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모델이다. 결혼과 출산 등 8년간의 공백을 딛고 참가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유럽의 텃세와 편파 판정을 딛고 여러 후배들과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건 사연이 영화화돼 400만 관객의 심금을 울렸었다. 그는 전북 정읍여고 2학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6년 애틀랜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보탰다. 은퇴한 뒤 2008년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지휘봉을 잡아 국내 구기 종목 사상 사령탑에 오른 첫 번째 여성 감독이 됐다. 그는 학구열도 뜨거웠다. 운동을 하면서도 책은 놓지 않았다. 모교인 한국체육대학교에서 박사학위(논문 제목 : 지도자들의 구술사와 현상학적 분석으로 본 한국여자핸드볼)를 받았고 후배들도 가르쳤다.
총선 다음날인 4월16일 경기도 광명시 푸르지오 아파트 입구에 광명 갑 국회의원 당선인 임오경의 당선사례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사진=이종세
임오경은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의 15번째 인재로 영입돼 정치에 입문했다. 정치 신인이면서도 당의 전략공천 제의를 과감하게 받아들여 지역구를 선택했고, 선거에서 4만3019표로 당선됐다. 임오경은 지역구인 광명을 스포츠, 레저, 문화예술 인프라가 넘치는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며 21대 국회가 ‘동물 국회라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스포츠맨십의 전도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시지옥에 내몰린 중고생들의 체력 증진을 위해 체육수업시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용, 동계올림픽 썰매 첫 금 수확 공로
이용 국회의원 당선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스켈레톤 한국대표팀 총감독이었던 이용은 미래통합당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모에 응해 면접 등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최고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전주가 고향인 그는 미래한국당에 혈연이나 학연이 있는 인사가 전혀 없었는데 공천관리위원회 공병호(60) 위원장의 ‘젊고 전문지식을 겸비할 경우 공정한 과정을 거쳐 비례대표 후보로 뽑힐 수 있다.는 말을 반신반의하면서 신청서를 냈는데 18번을 받아 당선됐다.”고 후일담을 털어놨다. 전주 완산고 3학년 때인 1996년 동계스포츠 썰매종목인 루지에 입문,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처음 참가했으며 이후 2010년 밴쿠버올림픽까지 12년간 루지, 스켈레톤 등의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었다. 2011년 현역에서 은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이용은 2012년 당시 서울 신림고 학생이었던 윤성빈(26)을 발굴, 집중지도 했다. 그 결과 윤성빈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땄고, 이어 봅슬레이 4인승에서도 공동 은메달을 추가했는데 그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작년 2월 한국체대에서 ‘동계스포츠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이란 논문으로 체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현재 6명으로 구성된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연맹 스포츠위원회 위원을 맡고있는 스포츠 정책전문가. 이용은 평창올림픽 이후 봅슬레이 등 썰매종목 관련 예산이 삭감되는 현실을 보며 ‘내가 뭔가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 스포츠인과 여러 후배들의 상황이 나아질 수 있겠다고 믿어져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21대 국회가 열리면 상임위원회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가겠다.”고 밝힌 그는 체육 관련 직업은 대다수가 비정규직이다. 정규직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농구 김영주 4선…태권도 이동섭 낙마
이번 4.15총선에서는 국가대표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1970년대 강현숙(65)과 함께 서울 무학여고 농구부에서 스타플레이어로 활약했던 김영주(65·영등포 갑 더불어민주당·전 고용노동부장관)가 4선에 성공했다. 김영주는 여고 졸업 후 실업팀 서울신탁은행에서 뛰다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금융노조 부위원장 등을 거쳐 17대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19대와 20대 총선에서는 지역구 영등포 갑에서 거푸 당선됐다. 하지만 20대 국회 비례대표 출신인 태권도 9단의 이동섭(64·서울 노원구 을·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63)에게 밀려 낙선했고 바둑의 조훈현(67·비례대표·미래한국당)국수는 자신을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에 비유하며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 5월 말 4년간의 국회의원 생활을 마감한다. 이밖에도 운동선수 출신 국회의원은 역도의 이철승(7선) 유도의 신도환(10단·4선) 김성곤(8단·4선·이상 작고) 장경순(99·10단·5선) 등이 있다.
이종세 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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