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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외야수’가 된 오태곤 “이번엔 자신과 싸움서 지지 않겠다”
입력 2020-04-23 05:00 
kt위즈 외야수 오태곤은 22일 LG트윈스와 연습경기에서 2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오태곤(29·kt)의 현주소는 ‘백업 ‘외야수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누구를 탓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노력하고 땀을 흘리고 있다. 언제 올지 모를 기회를 잡기 위해.
kt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연쇄 작용이다. 타격이 향상된 배정대(25)가 중견수 자리를 꿰차면서 강백호(21)가 1루수로 이동했다. 2017년 트레이드로 kt에 입단한 오태곤은 1루수로서 확실한 믿음을 심지 못해 외야수 옵션으로 분류됐다.
1루를 맡게 된 강백호는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실전에선 훈련과 청백전보다 빠른 타구가 날아온다. 물 샐 틈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발전하고 있다. 22일 LG와 연습경기에선 한결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오태곤도 1루수 미련을 버렸다. 그는 내가 봐도 (강)백호의 수비가 훨씬 안정적이다. 팀이 강해지려면, 백호가 1루수로 뛰고 내가 외야수 경쟁을 벌이는 게 맞다. 그래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자신감이 있다. KBO리그 통산 타율 0.265를 기록한 오태곤은 22일 경기에서 펀치력을 과시했다. 6회말 1사 2, 3루에서 이민호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3점 홈런을 터뜨리더니 7회말 2사 2, 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5타점을 쓸어 담으며 벤치에 있던 이강철 감독에게 강력하게 어필했다. 오태곤은 21일과 22일 연습경기에서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오태곤은 새롭게 출발했다. 독하게 마음도 먹었다. 그는 솔직히 그동안 주어진 기회를 못 잡았다는 평가에 대해 인정한다. 이제 다시 경쟁하며 이겨내야 한다. (과거에 맡았던 만큼) 외야수가 낯선 것도 아니다”라며 의욕을 보였다.
동료들과 주전 경쟁을 벌이지만 오태곤이 싸우는 ‘파이널 보스는 오태곤이다. 그는 (유)한준이 형의 루틴을 보고 배운다. 웨이트트레이닝도 꾸준히 하고 있다. 준비를 잘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분이 좋다”며 이번만큼은 나 자신과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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