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와대, 김정은 건강이상설 서둘러 차단…남북관계 악영향 '우려'
입력 2020-04-21 15:10  | 수정 2020-04-28 16:0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위중하다는 내용의 '건강 이상설'이 돌자 청와대는 오늘(21일) 이를 서둘러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의 실제 건강 상태와는 별도로 '건강 이상설' 자체가 남북관계와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는 데일리NK가 어제(20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최근 심혈관 관련 시술 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을 때만 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CNN 방송이 이날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긴장이 감지됐습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CNN 방송의 관련 보도 직후 "보도의 진위를 확인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해당 보도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들에게 "그런 동향이 파악된 것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가라앉지 않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김 위원장의 신병과 관련해 특이 동향이 없다고 했음에도 청와대가 재차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확인되지 않은 '건강 이상설'이 초래할 악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가 '건강 이상설'에 확실하게 선을 긋지 않는다면 이와 관련한 억측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남북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읽힙니다.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청와대와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소강상태를 벗어나 훈풍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통일부는 전날 남북철도 연결사업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남북대화 분위기에 재시동을 걸고자 하는 청와대와 정부로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대·재생산될 경우 북한의 권력 구도 재편 시나리오 등에 포커스가 맞춰지며 대화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경제가 더욱 불안정한 상황으로 갈 가능성을 청와대가 고려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CNN 보도가 나온 직후 장중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급등 흐름을 보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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