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천정부지 금값에도…내 금펀드는 왜 이러지
입력 2020-04-19 17:13  | 수정 2020-04-20 08:22
금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금펀드 수익률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별 특징을 파악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KRX 금시장에서 1g당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70% 오른 6만8220원에 마감해 2014년 3월 KRX 금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에서 대량매수에 나서면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을 펼친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금 시장에서도 돋보인다. KRX금시장에서 지난 한 달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70%에 달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금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거래량이 급증한 KRX금시장을 통한 매입뿐만 아니라 금은방에서 금 현물을 직접 거래하는 전통적인 방법, 금펀드 매수 등 여러 경로를 통해서다.
이 가운데 금펀드에 투자하려면 사전에 상품별 특징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운용사마다 상이한 운용 전략을 내걸고 있어 펀드별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0%대부터 50%대까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국제 금선물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상품뿐만 아니라 국제 금선물 일별 움직임의 두 배를 따라가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금 가격을 직접 추종하는 대신 해외 금광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금펀드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30.6%다. 국내에 설정된 테마별 펀드 가운데 압도적인 수익률이다. 금펀드 가운데 최근 1년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골드선물레버리지 ETF다. 최근 한 해 동안 거둔 수익률이 50.64%에 달한다.
이 상품은 금선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S&P WCI골드 엑세스 리턴 지수 일간 변동폭의 두 배를 추종한다. 금 관련 레버리지 ETF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상장지수증권(ETN) 가운데서는 신한 레버리지 금선물 ETN, 삼성 레버리지 금선물 ETN이 있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지수가 하루에 2%오르면 상품가격은 4%오르고, 반대의 경우 4% 하락하는 식으로 움직인다. 주의할 점은 하루보다 긴 특정 기간동안 지수 변동 폭이 상품 움직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상품이 지수의 일간 변동폭을 추종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한 자산운용사 ETF 담당자는 "예를 들어 한달 동안 지수가 10% 올랐다고 해서 상품 가격이 꼭 20%오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 일간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기 때문에, 매일같이 지수가 조금씩 상승했다면 상품 수익률은 20%를 넘길 수도 있지만 오르락내리락 등락이 심했다면 이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 상품이 부담스럽다면 금선물 가격의 정배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KODEX골드선물 ETF, TIGER 골드선물 ETF는 미 시카고상품거래소에 상장된 금선물 최근월물 지수인 S&P GSCI골드 토털리턴을 추종한다. 최근 1년 수익률은 두 상품 모두 32%대다.
상품 규모면에서는 KODEX 골드선물 ETF가 순자산 1527억원으로 압도적이다. TIGER골드선물 순자산은 79억원이다. 보수면에서는 TIGER골드선물 ETF가 연 0.39%로 KODEX골드선물ETF(연 0.68%)를 앞선다.
이 밖에 금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로는 신한BNPP골드펀드, KB스타골드특별자산펀드,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펀드,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펀드 등이 있다. 금광 등 금 생산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IBK골드마이닝펀드와 블랙록월드골드펀드다. IBK골드마이닝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44.9%이며, 블랙록월드골드펀드는 원달러 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적용되는 언헤지형의 경우 29.9%, 헤지형은 17.5%수익을 냈다.
이들 펀드는 공통적으로 프랑코 네바다, 뉴몬트그룹, 바릭골드, 뉴크레스트마이닝 등 세계 금광업 분야 회사 주식에 투자한다. 금 선물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롤오버 비용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식에 투자하는만큼 금 가격 이외에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펀드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증시 대세 상승기에는 금 가격 상승률보다 성과가 좋을 수 있지만, 시장이 조정받으면 금값이 올라도 펀드 성과가 그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광산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금 가격 뿐 아니라 증시 환경이 큰 변수"라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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