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SK에너지 "석유사업 한계 디지털로 넘는다"
입력 2020-04-19 14:30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에너지가 디지털 기술을 사업구조 전면에 내세우며 딥체인지를 가속화한다. 석유정제업이 유가와 같은 대외변수에 취약해 주기적으로 위기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이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SK에너지는 최근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이 전사 본부장급 이상이 참여하는 월간 단위의 회의체인 '행복 디자인 밸리' 화상회의를 열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Digital Transformation)' 3대 추진방향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조 사장은 화상회의에서 지난 1년여간 준비한 DT 전략을 점검한 뒤 3대 추진방향으로 디지털 운영 효율, 디지털 그린, 디지털 플랫폼을 꺼내들었다. 조 사장은 "이제껏 겪어 보지 못했던 최근의 위기 상황은 통상적 수준의 변화로는 극복하기 어렵고 극복 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당면한 위기를 본질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SK에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석유제품 소비 급감과 유가 하락으로 전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분기 SK에너지의 적자 규모는 최소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사장은 "3대 전략 방향에 맞게 사업별, 업무별 구체적 실행방안을 만들어 강력하고 과감하게 추진해달라"고 주문하며 DT 3대 추진방향이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에너지는 매달 열리는 행복 디자인 밸리를 통해 DT 실행 정도를 점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에너지는 DT 3대 추진방향의 일환으로 핵심 생산거점인 울산 컴플렉스(CLX)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운영 효율성을 강화한다. 2017년에 일부 공정에 도입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 접목 '스마트 플랜트'를 울산CLX 전 공정으로 확대하고 물류 영역에도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는 '스마트 물류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공장 폐수 재처리하는 과정에 AI를 도입하고 2027년부터 오염물지 배출 감축이 의무화되는 항공유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바이오항공 플랫폼'을 마련하는 등 디지털 그린을 추진해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또 SK에너지가 가진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에게 다양한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확장해 자동차 관련 모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올인원 자동차 케어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 3000여개 SK에너지 주유소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주유·물류·세차·주차 등의 서비스를 빠르고 간편하게 개선하고 중고차 거래, 전기차 충전까지 가능케 함으로써 SK주유소가 '고객 생활편의 오픈 플랫폼'이 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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