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졸업증 줄게, 동창회비 다오"
입력 2009-02-26 17:46  | 수정 2009-02-27 10:09
【 앵커멘트 】
이대나 연대 등 일부 대학에서 졸업생들에게 학위증을 받으려면 동창회비를 내라고 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이같은 편법 징수는 수년째 계속돼 왔는데, 학생들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올해 이화여대를 졸업한 정 모 씨는 졸업식 날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과사무실에서 동창회비 5만 원을 내지 않으면 졸업증을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 씨는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5만 원을 내고 학창 시절을 마감했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이화여대 졸업생
- "대학교 4학년 내내 등록금 꼬박꼬박 내고 정말 당당하게 졸업하는 건데 졸업식날 졸업장을 동창회비 5만 원을 내야지만 졸업증을 준다는 것 자체가 좀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 같아요."

일부 학생들은 심지어 졸업식을 앞두고 5만 원을 동창회비로 내라는 강요 문자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항의하자 뒤늦게야 말을 바꿨습니다.

▶ 인터뷰 : 이화여대 / 관계자
- "문자로 강력하게 저희가 회비가 너무 안 걷혀서요. "회비를 내주세요. 이날 걷습니다." 라고 그렇게 말한 게 오해가 되가지고요."

동창회비 편법 징수 사례는 다른 학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안대우 / 연세대학교 졸업생
- "과 사무실에서 동문회비를 내야지만 학위증을 줄 수 있다고 해서 그럼 학위증만 받겠다고 문의를 했더니 동문회비를 내지 않으면 학위증을 줄 수 없다고 그렇게 말했어요."

4년 동안의 추억이 담긴 교정을 뒤로하고 떠나는 대학교 졸업식.

징수와 관련된 규정조차 없이 동문 선배들이 졸업증을 담보로 후배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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