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확진자 한국 넘어섰다...도쿄 양성확진율 56% `비상`
입력 2020-04-19 11:27  | 수정 2020-04-19 11:55
의료진과 환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던 일본 와카야마현 유아사초(湯淺町) 소재 사이세이카이아리다 병원 정문이 지난 2월 16일 폐쇄되는 모습. [AP교도연합뉴스]

긴급사태 선언에도 코로나19 확산속도가 둔화되지 않고 있는 일본에서 누적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한국을 넘어섰다.
도쿄에서만 181명을 비롯해 일본 전역에서 18일 58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이로써 일본내 누적확진자는 크루즈선내 감염(712명)을 포함해 총 1만 1145명으로 한국(1만661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237명으로 한국(232명)을 넘어섰다.
아베 신조 총리와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 선언을 통해 사람간 접촉 70~80% 감소를 목표로 공격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본의 확진자 증가 속도는 줄지 않고 있다.
확진자가 처음 발생(1월 15일)한 뒤 1000명에 도달할 때까지 2개월이 걸렸지만 5000명을 넘어선(4월 9일) 후 배를 넘어서는 데는 단 9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여기에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18일 도쿄 추가 확진자 181명 중 69%에 달하는 124명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검사자 중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양성확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양성 판정을 받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잠재 감염자가 많다는 뜻이다. NHK에 따르면 일본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첫 확진자가 나온 뒤 2달 동안 평균 양성확진율은 6.2%였다. 이에 비해 이달 3일에서 16일까지 2주간 평균은 12.9%로 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도쿄도(인구 1395만명)의 경우엔 1~3월 기간동안 10% 수준이던 것이 최근 2주간엔 56.1%까지 치솟았다. 오사카(인구 882만명)에서는 직전 2주간 확진율이 25.7%였다. 도쿄에서 100명의 검사를 진행하면 이중 56명이 양성 판정을 받는다는 얘기다.
이는 증상이 심각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검사가 이뤄지는 영향도 있다. 도쿄도만 보더라도 지난 2주간 일 평균 검사자는 287명에 머물렀다. 오사카는 18일까지 2주간 일 평균 378건의 검사가 이뤄졌다. 1명에 대해 수차례의 검사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검사인원은 더 적다. 일본 주간아사히 보도에 따르면 도쿄도의사회에선 소속 의사들을 대상으로 배포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산소포화도 93% 미만이란 조건을 코로나19 검사의 필수조건을 제시했다. 산소포화도 93%는 숨쉬기 힘들 정도의 수준이란게 주간아사히의 설명이다. 일본의 한 코미디언은 기침·발열 등의 증세를 느낀 후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으나 2주일 지나서야 받을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병원에 사정사정해서야 받을 수 있었다"며 "일반인은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확산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염려와 함께 일본 정부에서도 서둘러 검사를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자체와 연계해 PCR검사센터 설치를 확대하고 드라이브스루 검사 등을 허용하는 등의 발표를 내놓고 있지만 국민들 사이에선 '늑장대응'이란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부랴부랴 대책을 연일 내놓고 있는 것은 여론의 반발이 예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17일 일본 전역을 대상으로 긴급사태가 확대 선포된 후 맞는 첫 주말인 18~19일 열도 전역에서 통행량이 급감했다. 야마나시현 등에서는 다른 현에서 들어오는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발열체크를 실시하는 등 한층 위기감이 고조된 모습이 역력했다. 다만 주택가 인근의 공원이나 마트 등에는 통행량이 늘어났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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