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 지하철 단축운행에 대리운전기사 `망연자실`
입력 2020-04-18 11:03 

코로나19 여파로 지하철 단축 운행이 시행되면서 대리기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 김모(45)씨는 지난 2일 밤 예상치 못한 일을 겪어야 했다. 평소때라면 집 근처를 목적지로 하는 손님을 마지막으로 데려다주고 일을 마쳤겠지만 요즘 일이 없어 집과 다소 거리가 있는 인덕원까지 간 것이다.
시간은 어느덧 자정에 가까워졌다. 서둘러 전철을 타러 갔는데 벌써 운행이 종료됐다는 안내가 귓가에 들려왔다.
귀를 의심한 김씨는 스마트폰으로 열차 시간을 검색해보고 막차가 끊긴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열차시간이 단축됐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고민 끝에 그는 할 수 없이 택시를 탔다.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활동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가뜩이나 손님이 없어 수입이 줄었는데 그날 번 돈을 고스란히 택시비에 쓴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지하철 막차 시간을 기존 오전 1시에서 자정까지로 1시간 단축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일환이다.
이런 지하철 단축 운행이 대리기사 처럼 생업 때문에 막차 시간까지 지하철을 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미이동이 사는 대리운전기사 박 모(42)씨는 18일 "전에는 하루에 8~11콜 정도 받았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2~4콜 정도 받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기에 설상 가상 지하철 단축 운행으로 근무 시간이 한시간 가량 줄어든 것도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주로 야간에 근무하는 대리운전기사 특성상 막차는 그날의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리운전이 가장 많이 몰릴 시간은 자정 전후다. 따라서 막차 시간이 중요하다.
또다른 대리운전사인 이 모(51)씨는 "요즘은 장거리를 뛸 수가 없어 선택적으로 콜을 받는다"며 "전철이 끊길 것을 감안해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거리를 골라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거리가 맞는 손님을 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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