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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추가 지원 가닥…채권단 "자구안 실현때까지"
입력 2020-04-17 17:33  | 수정 2020-04-17 19:41
두산중공업에 1조원 규모 긴급대출을 공급한 채권단이 두산그룹에 추가 자금을 수혈한다. 두산그룹 자구안 중 핵심인 자산·계열사 매각이 성사돼 현금을 확보하기 전까지 두산중공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이른 시일 내에 두산중공업에 대한 '2차 지원' 방안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구안에 담긴 내용들이 단기간에 실현되기는 어렵다"며 "그때까지 두산중공업에 상환 부담 등을 덜어주기 위해 추가 자금 투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과 두산은 지난 13일 제출된 자구안을 놓고 물밑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양측은 가스터빈 등 두산중공업 핵심 미래 신사업 부문을 제외한 모든 자산을 매각 후보 명단에 올려놓은 상태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같은 핵심 계열사도 매각 대상이다.
그러나 당장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그룹으로서는 계열사들을 팔고 현금을 손에 쥐는 시점까지 마냥 기다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만기 도래하는 채권이 4조2000억원에 달한다. 당장 2분기에 갚아야 할 시장성 차입금만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달 27일까지는 외화채 5억달러(약 6000억원)를 상환해야 한다. 해당 채권 보증기관인 수출입은행은 오는 21일 중 확대여신위원회를 개최해 6000억원 외화채 보증에 대한 대출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수출입은행이 추가 대출을 해주면 그 돈으로 시장에서 외화채를 상환하는 구조다.
채권단은 수출입은행 외화채 대출 전환과는 별도로 추가 지원을 계획 중이다. 채권단 측은 구체적인 지원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올해 상환해야 하는 채권 규모와 기존에 공급한 1조원, 수출입은행 대출 전환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외화채 6000억원 등을 고려하면 추가 지원은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채권단과 두산 측은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사업 부문 등 두산이 구상하고 있는 미래 신사업 분야들을 제외한 기타 자산 처분을 협의 중이다. 현재로서는 두산중공업 핵심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이와 맞물려 있는 자산만 남기고 (주)두산 계열사나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을 모두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산건설은 매각 성사 가능성에 대한 의문 때문에 사실상 논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현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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