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 확진 뒤 급성 심근염 증상…21세 여성 국내 첫 사례
입력 2020-04-17 14:44  | 수정 2020-04-24 15:07

코로나19가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심장질환을 일으킨다는 분석이 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나왔다.
17일 심장질환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따르면, 김인철·한성욱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급성 심근염 증상을 보인 21세 여성 사례를 공개했다.
심근염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질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급성으로 생긴 심근염이 심해지면 흉통 및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계속 진행하면 심장 비대와 만성 심부전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이 환자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됐을 당시 열, 기침, 가래, 설사,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증상을 보였다.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에 앓았던 기저질환은 없었다.

하지만, 입원 후 시행한 검사에서 심장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표지물질인 '트로포닌 아이'(Troponin I) 혈중 수치가 정상치(0.04ng/㎖)보다 훨씬 높은 1.26ng/㎖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트로포닌 아이 수치는 조금만 높아져도 심장근육에 손상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심전도 검사에서도 심장기능의 이상이 관찰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에 의료진은 심근염을 의심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추가로 시행했다. 그 결과, 심장이 정상보다 비대해지고, 심장 조직에 손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관상동맥이 막히지 않은 점으로 미뤄 심근경색은 아니라고 의료진은 판단했다.
환자는 1개월여의 입원 치료 후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아 퇴원했다. 하지만, 지금도 심장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주기적으로 외래 치료를 받는 중이다.
주치의인 김인철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때 심근염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서 중국 우한대학교 중난병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보 심장학(JAMA Card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해당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20% 정도에서 심장 이상 증세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망해 '미국 내 최연소 코로나19 사망자'가 된 17세 한인 소년을 두고 심장질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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