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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도 지루하지 않은 ‘백업’ 김용의 “못하면 잘리는데…” [현장인터뷰]
입력 2020-04-17 13:14 
김용의는 기회를 얻기 위해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조금 지루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야구 KBO리그 개막이 5월로 연기하면서 훈련과 청백전만 병행하는 일상에 몇몇 선수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김용의(35·LG트윈스)는 단 한 번도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다. 그렇게 생각할 시간조차 없다. 지금 1분, 1초에 ‘생존이 걸려있다.
2008년 프로에 입문한 김용의는 어느덧 13년차가 됐다. 억대 연봉자(1억500만원)가 됐다. 그러나 KBO리그 통산 777경기를 뛴 그는 ‘백업이다. 대수비 혹은 대주자가 맡은 역할이었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LG의 베스트9은 김용의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스프링캠프를 마친 후 자체 청백전으로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타 구단과 연습경기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21일부터 가능해졌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청백전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는 선수, 코칭스태프가 있다. 하루빨리 교류전을 하고 정규시즌을 치르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청백전도 엄연히 경쟁의 장이다. 백업 선수들에겐 더욱 그렇다. 어떻게든 눈도장을 찍어야 ‘기회라도 얻을 수 있다. 베테랑은 더욱 간절하기만 하다. 눈 밖에 나면 머지않아 야구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
백업 야수 1순위지만 김용의도 독하게 마음을 품고 있다. 그는 선수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거다. 주전 선수들은 정규시즌 개막일에 맞춰 개개인 계획을 짜고 실천할 것이다. 그러나 백업 야수들은 자기 자리가 없다. 지루하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뭔가를 보여주지 못하면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유망주야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지만 난 다르다. 지금 눈도장을 찍지 못한다면 아웃이다. (청백전이어도)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어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1일부터 타 구단과 연습경기를 시작한다. LG는 두산(21일), kt(22일), SK(24일), 키움(27일)을 상대할 예정이다.
정규시즌 5월 초 개막할 수 있는 걸 대비해 주축 선수들 위주로 치를 가능성이 크다. 백업 선수들의 출전 시간은 줄어든다. 그렇지만 제약사항이 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김용의다.
그는 모두 다 프로야구선수다. 연습경기에 뛸 기회가 적다고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핑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모두 다 개막일에 맞춰 (철저히 준비해서) ‘베스트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쟁을 통해 팀이 성장하고 강해진다. LG도 모범답안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김용의는 작년보다 나은 올해를 보내고 싶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크다. 우승하면 좋겠지만 궁극적으로 해마다 강해지는 팀이 되기를 바란다. 좋은 선수를 배출해 선수층이 두꺼워질 테고. 반짝하고 암흑기를 보내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라고 전했다.
그래도 우승이라는 별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물론 우승하면 좋을 것 같다. 팀의 우승 한도 풀고 (현역 마지막 시즌을 치르는) 박용택 선배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며 개인 기록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그걸 따질 상황도 아니지 않나. 무조건 팀만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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