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로 닫힌 지갑…신용카드 승인액 29개월만에 감소
입력 2020-04-17 11:42 
방문객 발길 `뚝` 끊긴 서울 중구 명동 일대 모습. [이충우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내수활동 위축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으면서 지난달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국내 승인액이 감소한 것은 2017년 10월(-0.8%) 이후 29개월 만이다. 백화점·할인점 매출이 두 달 연속 급감하고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며 실물경제가 꽁꽁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련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되고 수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 어려움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공식적인 경기 판단이 담기는 그린북에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경기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담겼지만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한 3월 기재부는 '개선 흐름' 표현 삭제하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3월 속보지표를 보면 백화점 매출은 1년 전보다 34.6% 급감했고 할인점 매출도 13.8% 줄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유커) 수는 96.5% 급감하며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4.3% 떨어지며 2017년 10월 0.8% 감소한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2월 대비 18.5포인트 급락한 78.4로 나타나 2008년 7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대외적으로는 각국 정부의 적극적 정책대응으로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완화됐다"면서도 "미국·EU 등 주요국의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실물지표가 악화 되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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