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싱가포르 코로나19 신규 확진 728명…누적 확진자 4천명 이상
입력 2020-04-17 11:15  | 수정 2020-04-24 12:05

싱가포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명을 넘어섰습니다. 누적 확진자는 4천명 이상입니다.

신규 확진자의 90%와 전체 확진자의 60%가 각각 외국인노동자 기숙사와 관련됐습니다.

오늘(17일)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728명이 새로 코로나19 환자로 판명돼 누적 확진자가 4천427명으로 늘었다고 전날 밝혔습니다.

728명은 하루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확진자입니다. 기존에는 하루 전(15일)의 447명이었습니다.


신규 확진자 중 654명(89.8%)이 이주노동자 기숙사와 관련된 이들이었습니다.

전체 누적 확진자 중 이들 기숙사 관련 환자는 2천689명으로 60.7%를 차지했습니다.

이주노동자 1만3천명가량이 생활하는 S11 기숙사의 경우, 181명이 새로 환자로 판명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979명으로 늘었습니다.

전체 확진자의 22%가 넘습니다.

전날 현재까지 이주노동자 기숙사 19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고 보건부는 설명했습니다. 이 중 8곳이 격리 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싱가포르에는 20만명 이상의 이주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미얀마, 인도, 중국 등에서 온 이들 중 다수는 건설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전역의 43개 기숙사에서 생활합니다.

이주노동자 권익 옹호 단체에서는 이들의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방 하나를 10명 이상이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기숙사 집단감염의 진원지로 시내 한 쇼핑센터를 지목했습니다.

이 쇼핑센터를 찾았다가 감염된 이주노동자들이 각자의 기숙사로 돌아가 좁은 공간에서 동료들과 접촉하면서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이유로 싱가포르 정부는 '이주노동자 분산-공격적 검사' 두 갈래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필수 분야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위주로 약 7천명을 정부 시설이나 빈 공공주택 등으로 옮겨 수용했습니다.

수백 명 수용이 가능한 해상 부유식 숙박시설 두 곳도 개조해 이들을 추가로 수용할 방침입니다.

기숙사에 남아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는 43개 전 기숙사에 의료팀을 파견, 공격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이주노동자 기숙사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폭증하는 확진자 수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싱가포르 내에서는 이주노동자 기숙사와 나머지 지역사회 확진자를 분리해 봐야 한다는 기류가 읽힙니다.

기숙사 감염이 지역사회로 전이되지 않도록 한다면, 사업장 폐쇄 및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의 조치가 정착되면서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싱가포르 국립대 테오 익 잉 공중보건대학장은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사업장 및 상점 폐쇄 조치에 따라 사람들이 집에 머물면서 가구 간 감염의 대부분이 발생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보건부는 그제(15일) 기준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2주 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48명에서 지난주에는 260명으로 급증했지만, 지역사회 감염 확진자 수는 같은 기간 38명에서 37명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대학의 수 리 양 교수도 이주노동자 기숙사들을 신속하게 격리 조처해 재앙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는 입국 제한과 시설 격리 등을 통해 해외유입 사례를 성공적으로 다뤘던 것과 유사한 대처 방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난양공대 의대 앤윌더-스미스 방문 교수는 이주노동자 기숙사의 폐쇄된 환경이 코로나19 감염 속도 및 규모를 악화시켜도 지역사회로는 번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이주노동자 규모 때문에 감염자 수를 줄이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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